증권사 목표주가 일제히 하향…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반도체 수요 역시 하락 예상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국내 증시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투자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0분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보다 600원(1.11%) 내린 5만3600원에 거래 중이다. 주가는 5만3900원에 첫 거래를 시작한 이후 5만 4000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9월 들어 지난 27일까지 9.21% 하락했다. 지난 26일에는 5만35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 21일(5만5000원), 22일(5만4300원), 23일(5만4200원)을 기록한 데 이어 나흘 연속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2월 주가가 8만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30% 이상 급락한 셈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달 26일 장중 고가 6만900원을 기록한 것을 마지막으로 한 달 넘게 5만원선에 머물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인 지난 27일 장중 8만7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올 2월 17일 장중 13만4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40% 가까이 추락했다.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증권사에서 제시하는 목표주가와의 괴리율도 점차 벌어지는 모습이다. 

전일 기준 국내 20개 증권사가 제시한 삼성전자 목표가는 7만9750원이다. 종가(5만4200원)와의 괴리율은 47.5%로 50%에 근접했다.

SK하이닉스의 괴리율은 이미 50%를 넘어섰다. 국내 20개 증권사의 목표주가는 12만5750원으로, 전날 종가 기준 괴리율은 53.3%에 달한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9월 들어서만 13.87% 떨어졌고, 증권사들은 목표 주가를 내려잡는 추세다. 

문제는 이들 기업의 향후 주가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데 있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PC,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의 수요가 줄면서 메모리 반도체도 영향권에 진입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3분기 실적 하락이 당초 예상보다 가파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우선 오는 29일(현지 시간)로 예정된 마이크론의 6~8월(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여겨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3위를 차지하는 만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역시 이와 비슷한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 IT 수요 급감으로 디램(DRAM)과 낸드(NAND) 가격이 전분기대비 15% 내외 하락할 것”이라며 “고객사들이 주문을 서두를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 4분기에도 추가 하락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전 지구적인 금리 인상과 ‘킹 달러’로 세계 경제가 예측 불허의 상황에 직면했다”며 “팬데믹 특수로 호황을 누렸던 정보통신(IT) 내구재 수요가 본격 둔화하면서 록다운에 대비해 비축해 놨던 부품 재고는 오히려 이중 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거시 경제 불안과 수요 둔화, 재고 조정의 삼중고를 감안할 때 향후 전망을 더욱 보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49조5000억원, 31조원으로 종전 대비 각각 10%, 31% 낮춰잡았다. SK하이닉스의 올해외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 역시 10조2000억원, 3조5000억원으로 종전 대비 각각 22%, 57%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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