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기자]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공백 1년째를 맞았다. 그 동안 삼성은 지분구조와 사업개편에 박차를 가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실질적인 리더로서 자리매김해 나갔다.

지난해 5월10일 이건희 회장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섹으로 쓰러진 후 병원으로 후송됐고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이후 삼성서울병원 20층 VIP실로 옮겨져 현재 주변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 앉을 수 있을 전도로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 이건희 회장 공석 1주기, 공석 매운 이재용 부회장 '스킨십'

갑작스런 이건희 회장의 공석은 이재용 부회장이 대신하고 있다. 외부에선 이건희 회장의 부재로 인한 경영공백을 염려하는 시선이 지배적이었지만 내부적으로는 큰 동요를 격지 않았다.

이는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10년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후 실무를 미래전략실에 일임하고 큰 결정만 처리해왔던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이재용 부회장의 스킨십 강한 대처방식이 한몫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은 특별한 일정이 없다면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출근했다. 특히 아침에 출근하는 그를 보면 언론에 노출될 때에도 뒤로 숨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또 이재용 부회장은 국내외 출장을 다닐 때도 수행원 없이 혼자 다닐 때가 많다.

이재용 부회장은 북미와 아시아, 유럽 등을 다니며 글로벌 기업과 유력인사들을 만나 인맥을 쌓았다. 국내를 방문한 주요 기업인과의 만남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지난해 7월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개최된 앨런앤드코 미디어콘퍼런스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은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 구글 CEO 래리 페이지와 만났고 한 달여 뒤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을 제외한 독일과 영국 등에서 특허 소송을 취하했다.

9월에는 방한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 만나 특허분쟁 문제에 대해 협의했고 미국 스포츠용품 업체 언더아머의 케빈 프랭크 CEO, 스위스의 다국적 제약기업 로슈의 세베린 슈완 CEO, 마르틴 빈터코른 폴크스바겐 회장, 조 케저 지멘스 회장, 호주의 광산재벌인 지나 라인하르트 회장 등 글로벌 기업인들과도 만남을 가졌다.

또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5월 이후 무려 8개의 해외 기업을 사들이는 과감한 모습은 이건희 회장이 한창 삼성전자를 키워나갈 때의 모습을 회상하게 했다.

브라질의 프린팅솔루션 업체 심프레스, 미국의 모바일 결제 솔루션업체 루프페이와 공조전문 유통회사 콰이어트 사이드, 발광다이오드(LED) 상업용 디스플레이 업체 예스코 일렉트로닉스, 클라우드 솔루션 전문업체 프린터온 등의 삼성의 미래 비즈니스와 연결된 기업이나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에는 삼성종합화학, 삼성테크윈 등 방위산업 및 석유화학분야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하면서 그룹의 사업구조를 전자와 금융이라는 큰 틀 아래 슬림화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능력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로 더욱 부각됐다. 삼성전자의 라이벌인 애플의 ‘아이폰6’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기 시작한 것. 그간의 시장흐름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시장상황에 맞춰 초심으로 돌아가 만들어낸 갤럭시S6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의 첫 번째 결과물이었다.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을 제치고 올해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최고 자리를 애플에게 내줬던 삼성전자가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로 다시 왕좌를 탈환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재용 부화장의 경영능력은 실적으로도 확실히 보여줬다.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지난해 삼성전자는 2분기 이후 실적이 악화돼 3분기 영업이익이 4조600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5조2900억원을 기록하고 올해 1분기에는 6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리며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 외신들의 시선도 긍정적으로 돌려놨다. 이건희 회장이 자리를 비우고 이재용부회장이 업무를 대신하기 시작한 직후 그를 믿지 못하고 있던 많은 외신들의 평가를 수개월이 지난 뒤 완전히 바른 평가를 받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재용부회장과 관련해 “그의 절제된 감각과 친근한 태도, 유창한 언어 능력 등은 삼성의 초점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국제적 제휴 확대로 옮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초반 검증되지 않은 그의 평가와는 판이하게 다른 분석이다.

이건희 회장의 공석으로 외부에서 생각하는 우려의 시선을 이재용 부회장은 완벽하게 매워나가며 우려의 시선을 불식시키고 있음을 결과로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