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피해 수족관으로 긴급 이송 후 한 달여 만에 다시 해상가두리로
"사냥능력 크게 향상... 행동특성도 야생 돌고래와 유사한 상태"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는 제11호 태풍 힌남노를 피해 지난달 31일 수족관으로 긴급 이송됐던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해상가두리로 다시 이송하고 야생 적응훈련을 재개했다고 28일 밝혔다.

   
▲ 제주도 서귀포시 해상가두리에 설치된 해상가두리에서 유영하고 있는 비봉이 모습./사진=해수부


비봉이는 지난달 4일부터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된 해상가두리에서 야생 생태계 적응훈련을 받아왔으나, 9월초 제주도와 남해안 지역을 강타한 제11호 태풍 힌남노를 피해 퍼시픽리솜 수조로 이송해 실내 훈련을 받았다. 

태풍의 위험이 사라지고 해상가두리 보수 작업이 완료됨에 따라 방류협의체에서는 비봉이를 다시 해상가두리로 이송하고, 야생적응훈련을 제개하기로 결정했고 비봉이는 27일 해상가두리로 돌아가게 됐다.

그동안 비봉이는 제주도 연안의 수온과 조류, 파도 등 야생의 바다 환경에 잘 적응해 왔다. 매일 약 5~7kg 정도의 활어를 직접 사냥해서 먹는 등 활어 사냥능력이 크게 향상됐으며 호흡이나 잠수시간 등의 행동특성도 야생의 돌고래와 유사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해상 가두리 훈련기간(28일) 중 14일, 총 42회에 걸쳐 야생의 돌고래 무리와 접촉하는 모습이 확인됐으며, 야생 무리와 접촉하는 동안 가두리 내에서 함께 유영하거나 물 위로 뛰어올라 떨어질 때 몸을 수면에 크게 부딪치는 행동(브리칭)을 보이는 등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이는 이전에 방류했던 돌고래들의 야생적응훈련 기간 중 야생 돌고래무리 접촉횟수(약 4~6회) 대비 7배 이상 많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방류 후 야생 생태계에 보다 빨리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해수부에 따르면 비봉이는 여전히 사람에 대한 친밀감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먹이에 적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해수부는 앞으로의 훈련과정에서 사람과의 접촉을 보다 철저하게 차단하고 다양한 먹이를 제공하는 등 야생적응력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비봉이의 해양방류 여부 및 방류 시점은 건강상태, 먹이사냥 능력, 행동특성, 야생무리와의 접촉상황 등의 훈련 성과를 기술위원회 전문가를 통해 종합적으로 진단·평가하고 협의체 논의를 통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정도현 해양환경정책관은 “지난 한 달 동안 비봉이의 야생적응 훈련이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이번 훈련재개를 통해 야생적응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비봉이의 성공적인 방류와 빠른 야생적응을 위해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비봉이의 야생적응훈련 과정에 대한 사진 및 동영상 등은 해양환경정보포털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방류 이후 야생에서 관찰되는 모습도 지속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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