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부터 '이건희 기증관'이 있는 '송현문화공원' 조성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한 세기 넘게 높은 담장에 가로 막혀 들여다볼 수도 없었던 '금단의 땅',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서울광장 면적의 3배 규모인 송현동 부지를 '열린송현녹지광장'으로 단장, 7일 17시 30분 임시 개방한다고 6일 밝혔다.

기존 4m 높이의 담장은 1.2m 돌담으로 낮아져, 드넓은 녹지광장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되고, 광장 중앙잔디광장에는 야생화 군락지가 조성된다.

송현동 부지가 100년 넘게 가로막고 있던 경복궁~북촌은 광장 내부 지름길로 연결되고, 광장을 가로지르는 보행로는 청와대와 광화문광장, 인사동 및 북촌 골목길로 이어진다.

   
▲ '열린송현녹지광장' 전경/사진=서울시 제공


그동안 송현동 부지는 경복궁 바로 옆 도심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110년 넘게 높은 담장에 둘러싸여 밖에서 들여다볼 수조차 없었다.

1910년 일제강점기 조선식산은행 사택이 들어섰고, 광복 후 1997년까지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쓰이다가, 소유권이 한국 정부에서 삼성생명으로, 다시 대한항공으로 넘어가며 20여 년간 방치되다가, 서울시가 2020년 6월 공원화 계획을 발표한 뒤 공공 부지로 돌아왔다.

대한항공, 서울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3자 간 부지 교환으로, 올해 7월 초 소유권이 대한항공에서 LH로 변경됐으며 조만간 서울시로 넘어올 예정이다. 

다시 지난해 11월에는 '이건희 기증관'(가칭) 건립 부지로 선정됐고, 서울시는 기증관 건립공사가 시작되기 전인 오는 2024년 12월까지 약 2년간 이곳을 시민들에게 먼저 개방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임시 개방인 만큼 넓은 녹지 광장에 최소한의 시설물만 배치하고,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게 하면서도, 도심에 대규모 녹지를 확보키로 했다. 

2025년부터는 '이건희 기증관'을 중심으로, (가칭)송현문화공원으로 만드는 작업을 시작한다. 

현재는 기본계획안을 마련한 상태로,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공원이 되도록 설계지침을 정하고, 내년 상반기 국제 현상공모를 거쳐 통합 공간계획안을 마련할 계획이며, 2027년 '이건희 기증관'과 공원을 동시에 완공해 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는 송현동 열린녹지광장 임시 개방을 기념, 7일 오후 5시 30분 '가을달빛송현' 행사를 개최하는데, 개장식과 음악회를 겸한 행사로, 오세훈 시장 등 3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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