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철저한 실행력이 내년 전기차배터리 시장에서 빛을 발할지 주목된다. 고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기차배터리 시장 정상을 고수하고 있는 LG화학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 미국 '홀랜드' 중국 '난징'…구본무의 LG, 전기차배터리 시장 '무서운 질주' / 구본무 LG 회장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성장이 부진했던 전기차 시장이 내년 다시 부흥을 맞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를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LG화학은 이를 위해 최근 미국 미시건주 홀랜드 배터리 공장의 모든 생산라인을 올해 안으로 정상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LG화학의 홀랜드 공장 가동은 미국의 전기차 시장과 스마트그리드의 핵심 분야인 ESS용 배터리 시장 등이 꾸준히 성장함에 따라 현재의 시장 선도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는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2013년 하반기부터 일부 생산라인만 가동된 홀랜드 공장은 수율과 품질 확보를 위한 시험 생산과 고객 승인을 거쳐 상업 생산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당초 계획한 5개 라인 가운데 2개 라인이 올해 안으로 모두 완공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 라인 생산가동이 본격화해 해당 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그동안 예상과 달리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빠르지 않았지만, 내년부터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전기차 생산이 본격화되는 만큼 생산물량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기류에 적극 편승해 홀랜드 공장을 현지 고객 대응은 물론 추가 수주 확보, ESS용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중심지로 삼을 계획”이라고 했다.

또 “홀랜드 공장의 모든 라인이 가동되면 물류비용 절감 등 미국 내 자동차 회사들에 대한 공급 대응력도 높아져 무엇보다 추가 수주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현재 LG화학은 10여개가 넘는 자동차 회사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대표적인 글로벌 전력엔지니어링 회사인 ABB를 비롯해 미국 SCE, 독일 IBC솔라 등 고객사들에게 ESS용 대용량 배터리도 공급해왔다.

   
▲ 지난 2010년 미국 미시건주 홀랜드시에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구본무 LG 회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 LG화학 제공

LG화학은 이번에 본격적인 가동을 앞둔 홀랜드 공장과 함께 중국 난징 공장을 전기차배터리 생산의 전략적 요충지로 삼아, 자동차 최대 수요처인 미국과 중국 시장 공략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말부터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는 난징 공장은 연간 전기차 10만대 이상에 배터리 공급이 가능한 규모로 건설된다. 특히 현지 고객 니즈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셀(Cell)부터 모듈(Module), 팩(Pack)까지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일관생산체제로 구축돼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난징은 중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위치를 고려했을 때 그 중심이 되는 지역으로, 중국 전역에 걸쳐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LG화학에게는 최적의 생산시설로 평가받고 있다. 또 LG화학의 소형전지 공장이 소재하고 있는 지역으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다수의 LG 계열사들이 진출한 곳으로 유명하다.

LG화학은 난징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중국내 생산 물량만으로도 오는 2020년까지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향후 미국과 중국 공장은 현지에서 수주한 물량을 생산하고, 국내 오창공장은 한국과 유럽 등의 수주 물량 생산과 함께 전체적인 물량 조절의 기능을 담당할 계획”이라며 “전기차 시장이 본격화 되는 내년엔 경쟁사가 감히 넘볼 수 없는 확실한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13년 32억6000만달러(3조3억원)에서 2020년 182억4000만달러(18조4억원)로 5배 이상 성장할 것이란 업계의 전망이다. [미디어펜=김세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