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잠정 실적 매출 76조 원, 영업이익 10조8000원
예상치보다 낮은 실적…'꾸준한 투자'로 위기 돌파 예고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73%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연말까지 수요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10나노미터급 D램 양산 계획을 발표하는 등 위기 돌파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76조 원, 영업이익 10조8000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전분기 대비 매출은 1.55%, 영업이익은 23.4%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7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1.73% 감소했다.

   
▲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사옥 /사진=미디어펜

3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은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줄어든 수치로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가 점차 가시화 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매출을 78조3000억 원, 영업이익은 11조9000억 원으로 예상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을 실적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스마트폰과 PC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고, 업체들 역시 반도체 구매 보단 재고 소진에 집중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부진한 출하량과 가격 하락으로 인해 전 분기 대비 큰 폭의 실적 감소가 나타날 것”이라며 “특히 D램은 고객들의 재고 감축 영향이 크게 반영돼 가격과 출하량이 동반 하락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문제는 올해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실적 전망이 어둡다는 점이다.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3년 여간 지속된 반도체 상승 사이클은 역사상 최대 수준의 재고 부담을 발생시켰다”며 “상승 사이클이 길었던 만큼 후유증이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이 같은 위기에 ‘꾸준한 투자’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재 176단 V낸드를 생산 중인 삼성은 내년부터 5세대 10나노급 D램 양산을 시작하고, 연내 세계 최고 용량의 8세대 V낸드 기반 제품 양산에 이어 2024년 9세대 V낸드 양산에 돌입하겠다고 전날 밝혔다. 또 2030년까지 1000단 적층 V낸드를 내놓겠다는 목표도 내놓았다.

현재 경쟁사들이 4세대 14나노급 D램을 생산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5세대 기술을 적용한 10나노급 D램 양산 계획을 공개하며 한 발 앞서 나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이다.

삼성전자는 같은 날 “메모리 감산 계획이 없다”며 수요 둔화 위기에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는 업황에 관계 없이 꾸준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삼성전자의 기조와 맞닿아 있는 전략이다.

앞서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7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투자와 관련된 질문에 “투자를 업 앤 다운(Up & Down)에 의존하기보다 꾸준한 투자가 더 맞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 페이스를 유지할 것”이라며 “물론 시장의 좋고 나쁨에 따라 조절하겠지만, 기본적 투자 방향은 시황과 무관하게 일관적으로 하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잠정 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로,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09년 7월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실적 예상치를 제공하고, 2010년 IFRS를 선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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