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경기전망지수 94.9포인트·올해 첫 전분기 대비 하락…이직률 17% 돌파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우리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중견기업들이 대내외 환경 악화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 4분기 중견기업 경기전망지수는 94.9로, 전분기 대비 5.7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이 지수가 전분기 대비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제조업(93.0)과 비제조업(96.5) 모두 수치가 낮아졌다.

이는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국내 기업 62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전망지수가 100 미만이면 해당 분기 경기를 전분기 보다 부정적으로 전망한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 9월26일 국회에서 열린 '제2차 중견기업 혁신성장 정책포럼'에서 최진식 중견련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화학·식음료품·통신·정보서비스·운수 등 다수의 업종에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고환율 등 '3고 현상'과 계절적 요인 등이 겹쳐 글로벌 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출(96.2)과 내수(96.6) 전망지수가 모두 감소한 것도 3분기 만에 벌어진 현상으로, 식음료품과 전자부품을 중심으로 자금사정도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도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생산 규모는 기준치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력 문제도 만성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나, 중견기업 이직률은 2018년 13.8%에서 2020년 17.2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장기근속 인센티브 확대를 비롯한 자구책 뿐만 아니라 의료·교통 등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더해지는 등 민관 합동으로 솔루션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총 투자비용 중 연구개발(R&D) 비중을 2020년 28.9%·지난해 33.0%·올해 35.8%로 늘리는 등 혁신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인력난을 해소하지 못하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 중견기업 경기전망지수 추이/사진=한국중견기업연합회

업계는 종합투자세액공제를 비롯한 세제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설비투자규모 전망지수(98.9)도 100을 하회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호적인 투자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에 국한된 취업자 소득세 감면제도를 중견기업까지 확대하는 것은 제조업 기피 등에 따른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에 도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의 지식재산 기반산업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원천·표준특허 부족이 경쟁력 향상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은 2018년 1311억 원 규모였던 중소·중견기업의 지재권 무역수지 적자가 지난해 5조1817억 원까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업체의 원천기술 사용시 지불하는 '특허 및 실용신안권' 분야에서도 중소·중견기업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중견기업들이 숫자는 많지 않아도 국내 기업 매출의 16%·수출 18.2%·고용 13.8%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간 정책적 지원에서는 소외된 것이 현실"이라며 "대출 만기 및 상환 유예 연장을 비롯한 금융지원 등 경영난 해소를 위한 지원사격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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