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췌장염 앓았지만 생활고로 치료받지 못해

단편 영화 ‘격정 소나타’의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32)씨가 생활고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겨레 8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달 29일 경기 안양 석수동의 월셋집에서 이웃 주민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전 까지 최 씨는 생활고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단편 영화 ‘격정 소나타’
▲단편 영화 ‘격정 소나타’


최고은씨를 발견한 다가구주택 세입자는 “최씨가 ‘그동안 너무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주세요’라는 쪽지를 우리 집 현관에 붙여놓았다”고 말했다. 이에 음식을 챙겨 최씨를 찾았지만 최감독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안양시 만안경찰서 측은 최 씨가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췌장염을 앓다가 수일째 굶은 상태에서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07년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영화과를 졸업한 최 씨는 재학 중인 2006년 12분짜리 단편 ‘격정 소나타’를 선보여 평단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이후 최 씨는 영화 제작사와 시나리오 계약을 맺었지만 제작까지는 이어지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려왔다.


한편 최 씨의 시신은 충남 연기군에 있는 은하수 공원에서 지난 1일 화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