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불황의 터널 진입…하반기 암울한 전망 '계속'
고환율·수요부진·태풍 '삼중고'…이달부터 전기요금 인상도
믿었던 중국 시장도 휘청…"업황 상승 불투명"
[미디어펜=김태우 기자]2분기까지 호실적을 기록한 철강업계가 △고환율 △수요부진 △판매하락에 태풍 힌남노로 인한 침수와 노조파업 등 숱한 악재에 시름하며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이 같은 흐름이 하반기 전체로 이어지며 한동안 불황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 현대제철이 전기로를 사용해 자동차용 강판 등 고급 철강재 생산에 나선다./사진=현대제철 제공

9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포홀딩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3사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크게 부진할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는 3분기 1조578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9.4% 가량 급락한 수준으로, 태풍 힌남노로 인한 생산차질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된 것이다. 

현대제철은 3분기 영업이익이 35.1%감소 한 5362억 원, 같은 기간 동국제강 역시 45.8% 감소한 1618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산됐다. 

4분기 실적은 감소폭을 얼마나 줄이느냐이지 비약적인 반등은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홀딩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1조50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5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제철도 지난해 보다 30% 이상 급감한 5395억 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됐다. 

철강업계는 최근 수요 둔화와 환율 이슈에 시름하고 있는 상황에서 태풍으로 인한 침수 피해까지 겹치며 난항이 지속됐다. 돌파구가 필요하지만, 시장의 환경적인 부분도 도와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이달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최대 16.6원 더 올라 전기 소비량이 높은 철강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전력비 부담까지 대폭 커지자 철강사들은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철강제품 가격이 줄줄이 올라가게 되면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충격도 크다.

하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시장 수요가 크게 위축돼 협상력도 떨어져 가격 협상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긴축 우려가 심화되면서 내수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하반기 경기 침체로 인해 철강 산업이 간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중국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에 따라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엄기천 포스코홀딩스 마케팅전략실장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비관적인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으로 볼만한 면이 분명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선의 3연임이 결정될 당대회가 확정됐고, 중국의 경기부양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향후 추가적인 부양책 나온다면 견조한 수요를 기대해볼만 하다"고 내다봤다. 

기대와 달리 믿었던 중국 경제마저 휘청대면서 반등의 희망마저 사그라들었다는 '비관론'이 시장을 관통하고 있다. 세계 철강 수요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철강 시장 침체도 장기화되면서 업황 반등의 기대마저 꺾였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 하락세 지속으로 철강재 수요처들이 적극적인 구매에 나서지 않고 관망하고 있어 단기간 내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업황이 좋아질 거라고 보기 어렵다"며 "주요 지표로 움직이던 시장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변동이 심해지면서 향후 전망 또한 예측하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