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남편 손 들어줘 '방어권'을 이유로 영장 기각

출산을 불과 한달 앞 둔 유명 종합병원 의사의 부인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한국판 OJ심슨 사건’이 아닌가하는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오후 4시께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 욕실에서 출산을 한 달 앞둔 B씨(29·여)가 숨져 있는 것을 남편 A씨(32)가 발견했다. 남편은 경찰에서 "아내가 욕실에서 미끄러져 숨진 것 같다"며 사고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부검 결과 '목 압박에 의한 질식사'가 사인으로 밝혀지자 경찰은 여러 정황을 들어 A씨를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지목했다.

영장실질심사에서 법원은 남편의 손을 들어주었다. 남편측 변호인의 논리는 타살 외의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것이다. 만삭의 임신부가 쓰러지면 자연스레 목이 눌려 질식사 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제 3자에 의한 타살 가능성을 남편측 변호인은 제시했고 법원은 '방어권'을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그러나 경찰은 A씨의 혐의 입증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구체적인 물증을 여러가지로 확보한 상태라는 것이다.

A씨 측은 사건 당시 전문의 자격시험에 대비한 공부를 하느라 휴대전화를 쓰기 어려웠고, 몸에 긁힌 상흔은 평소 습관에 따라 자신이 직접 낸 것이라며 결백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OJ심슨 사건은 지난 1994년 여배우 니콜 브라운 심슨과 정부 론 골드먼이 심슨의 자택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이다.

경찰은 니콜의 남편인 아메리칸 풋불선수 출신 배우 OJ심슨을 가정불화 등 이유로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결국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로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