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후 계열사 방문해 임직원 격려…이례적 행보
11월 1일 창립기념일 승진 인사 발표?…재계 촉각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지난 8.15 복권 이후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취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비상 체제로 운영됐던 삼성전자가 하루 속히 안정을 찾고 경영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복권 이후 2개월 동안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의 계열사 방문은 그간 행보에 비추어봤을 때 이례적인 것으로, 회장 승계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두번째) 11일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이 부회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0년째 부회장 직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아버지인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쓰러진 지난 2015년 5월 이후 사실상 원톱으로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다. 

이후 지난 2016년 하반기,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올해 여름까지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묶였지만,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어내는 등 안정적인 경영을 해오고 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병철 창업주가 기업의 토대를 만들고, 이건희 회장이 이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면, 그간의 성과를 지키고 유지하는 데에 이 부회장의 역할이 있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의 성과에 더해 2030년까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위 달성 목표를 제시하고, 바이오 분야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쓰겠다고 밝히는 등 자신의 전략을 구체화 하고 있다.

또 ‘상생’을 강조하며 사회 공헌 활동에도 집중하는 모습이다. 삼성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철학에 따라, 지난 2015년부터 삼성의 제조혁신 기술과 성공 노하우를 제공해 국내 중소‧중견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이야기 돼온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은 이 부회장이 해결해야 될 숙제로 남았다. 특히 복권 이후 지배구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성과를 잘 내고 외국 투기 자본으로부터 삼성의 경영권을 보호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지배구조 개편 논의를 위해 발주한 연구 용역 보고서를 올해 상반기 중 받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에서 검토를 진행 중으로, 연내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삼성 내부에서는 경영 안정을 위해 조직 내부의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 조직의 느낌이 다분한 ‘TF’ 생활을 정리하고, 형태를 갖춘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아직 이 부회장의 승진 여부에 대해 알려진 바는 없지만, 재계에서는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인 11월 1일 승진 인사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외에도 고 이건희 회장 2주기인 오는 25일, 이병철 선대회장 35주기인 11월 19일, 12월 사장단 인사 등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 부회장은 12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정기회의에 참석해 준법 경영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준감위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실현’을 3대 중심 추진 과제 중 하나로 꼽고,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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