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지난 4일 이화여자대학교 학보 1495호에 실린 '세월호 칼럼'이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세월호 추모집회가 폭력시위로 변질되었고 집회에 친북·좌파 단체가 일부 참여하고 있다는 표현이 문제가 된바 결국 이대학보 측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칼럼의 논지에 동의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없지는 않았다. 한국대학생포럼 역시 그런 단체 중 하나다. 한대포 측은 12일 성명서를 발표해 "세월호 칼럼 기고 학우를 응원한다"는 취지를 분명히 밝혔다. 어떠한 정치집단에도 소속되지 않은 순수한 대학생의 목소리 역시 '표현의 자유' 관점에서 똑같이 소중하다는 논지다.

아래는 한국대학생포럼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 4월 16일 종로 2가 상황. 세월호 시위대가 경찰버스 위를 점령했다. /사진=폴리스위키 페이스북 제공
[한국대학생포럼 성명서]
-이화여대 학보에 칼럼을 기고한 학우를 응원하며-

지난 4일 발행된 이대학보 1495호에 실린,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마음만큼 중요한 것’이라는 제목의 칼럼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칼럼은 세월호 추모집회가 폭력시위로 변질되었고, 참여연대 중에 친북·좌파 단체가 일부 참여하고 있어 추모라는 이름하에 정치적인 목적을 드러내는 단체를 조심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차올랐다. “세월호 추모가 일부 좌파단체로 진행됐다니 말도 안 된다, 대체 친북좌파 단체가 어디냐, 대학신문이 보수언론의 내용을 인용했다!” 며 비난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퍼져갔다. 계속해서 논란이 커지자 결국 이대학보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논지를 파악하지 못한 사과문이라며 여전히 비판이 들끓고 있는 실정이다.

이화여대 학우를 향한 비난에서 우리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이라는 명언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가 있었다. 그렇게나 ‘표현의 자유’를 울부짖던 사람들이 왜 타인의 표현의 자유는 용납할 수 없는 모습을 보이는 것일까?

이화여대 학우는 어떠한 정치집단에 소속되지 않은 순수한 대학생이다. 세월호 추모집회에 등장하는 과격한 구호나 시위참가자에 의해 가해진 폭력성을 보고 ‘이건 아니다.’라는 경각심을 갖자는 의도로 칼럼을 쓴 그 학생에게 ‘역겹다’, ‘혐오스럽다’ 등의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수많을 쏟아내고 있다.

가장 많은 공분을 사고 있는 부분인 ‘친북좌파 단체가 세월호 추모 집회에 참여해 치적으로 이용됐다’는 내용을 살펴보자.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에는 국내 800여개 시민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단체들 중에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민족자주통일중앙협의회는 이미 이적단체로 판명된 단체다. 이외에도 이적단체 판결을 받고 단체 명칭만 바꿔 활동하는 조직들 혹은 이적단체로 기소 된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었다.

이들 단체는 광우병 거짓 촛불 선동 때 엄마들·학생들을 거리로 쏟아져 나오게 해 진두지휘한 전과가 있는 전문 선동꾼들이며 한·미FTA때에는 농민들을 속닥여 반정부 시위에 앞세워 본인들의 반미주의 정치적 의사를 관철시키려 했었다. 그런 그들이 우리 농산물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한·중 FTA때에는 왜 그토록 조용했는지 하늘만이 아실 일이겠지만, 어쨌든 그들은 이번 반정부 선동에 세월호 참사 피해자 유족들을 인질로 삼고 있다.

다시 칼럼으로 돌아와 보겠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감히 슬퍼하는 우리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이대생”을 향한 자칭 진보주의자들의 분노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대학보는 언론의 자유를 잃었으며 해당칼럼을 쓴 기자는 표현의 자유를 잃었다.

이화여대 학보에 칼럼을 쓴 학우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이른바 ‘집단권리’를 주장한다. 집단권리라. ‘집단권리’라 함은 개인의 편협한 생각이 아닌 ‘집단의 의견일치와 이익이 부합되었을 때’를 말한다. 하지만 ‘내가 행하는 폭력을 미화’하고 사회 질서를 파괴하는 시위참가자들이 과연 우리 국민들의 권리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까.

또한 이화여대 학우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본인들이 슬퍼할 자유를 박탈당했다고도 한다. 아무도 그들이 슬퍼할 자유를 박탈하려든 적 없으며, 반정부구호를 외치며 청와대로 호기 있게 전진하는 그들을 막는 것은 경찰의 의무이다. 또한 더 나아가 서울시민들은 언제까지 강요된 슬픔 속에서 광화문 일대를 오가야 하는가?

네덜란드의 MH17사건의 사례를 예로 들어보겠다. MH17사건은 말레이항공사 항공기가 우크라이나상공에서 격추돼 네덜란드 국민 다수가 사망한 사건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국기를 조기로 내리고 위문소를 설치했다. 하지만 국민들은 예정되어 있던 페스티벌을 취소하지는 않았다. 합리주의적인 사고를 엿볼 수 있는 이 사례는 슬퍼할 자유가 만큼, 슬픔에서 빗겨 날 자유도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슬픔과 분노를 강제하는 것이 파시즘과 무엇이 다른가.

그러나 마치 들어야 할 대답을 정해놓은 고문처럼, 이 시위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대답은 꽤나 구체적이다. "한미연합훈련 중 미 잠수함이 세월호에 충돌 했다. 세월호는 그 충격으로 침몰했고 정부는 미군이 충돌한 미 잠수함의 흔적을 지울 때 까지 시간을 벌어줬다. "는 것이 시위주도 세력이 유가족과 시위에 동참한 대중들에게 세뇌시킨, 정부로부터 '들어야만 하는 진실'이다.

시위 분위기를 조장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아무렴, 정부를 전복시킬 절호의 기회가 왔는데 진실 따위가 중요하겠나.

정부가 얼마 전 선체 인양을 결정했다. 거대한 선체 전부를 들어 올리는 데에 적게는 2년, 길게는 3년이 소요된다. 총선이 끝나고 대선을 목전에 두고 인양이 완료된다는 것이다. 당연히, 잠수함이 충돌한 흔적 따위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다. 대중은 2008년 광우병 거짓선동 때와 같이 진짜 fact가 밝혀 진다해도 이미 잊은 지 오래일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그들만의 세상이 된 광화문에서 여전히 짓밟히고 있다. 유가족들과 시위에 동참한 시민들의 사고회로는 시위주도세력에 의해 '반(反)대한민국정부'라는 하나의 방향으로 프로그래밍 되어버렸다. 전체주의가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의 심장에서 버젓이 휘젓고 다니고 있는 것이다.

이대학보 해당칼럼 기자에게 여전히 돌을 던지는 사람들한테 묻고 싶다. 당신들이야말로 세월호 추모집회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 해 보았는가?

2015. 5. 12 행동하는지성 한국대학생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