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기자] 현장경영과 역발상경영을 모토로 뛰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이 올 초 미국행을 시작으로 중국에 이어 러시아까지 종횡무진 해외 현지방문을 하고 있는 가운데, 잇따른 성과를 내놓아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

   
▲ 선대의 뜻을 이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남다른 경영철학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현대자동차

정 부회장은 올해 첫 해외출장지로 미국행을 선택했다. 당시 국제가전쇼(CES)에 직접 방문한 그는 첨단 정보기술과의 융합시대를 맞은 미래 자동차 시장 선점을 위해 현지 시장 흐름을 관찰했다. ‘북미오토쇼 2015’에선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됐다.

정 부회장은 시장점검 또한 빼먹지 않았다. 모터쇼일정 이후 정의선 부회장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메카인 미국시장 점검과 함께 앞으로 시장공략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공격적인 준비를 당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지난달 현대·기아차는 미국 소형차 시장에서 엔저효과를 등에 업은 일본의 닛산을 제치고 1위 자리 탈환에 성공했다.

지난달 현대·기아차는 미국 소형차 시장에서 현대차 엑센트 8208대, 기아차 프라이드(현지명 리오) 2902대 등 모두 1만1010대를 팔며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한 실적을 기록, 시장점유율 25%로 1위에 올랐다. 미국에서 소형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 중 4명에 1명은 현대·기아차를 선택하는 셈이다.

정의선 부회장의 다음 행선지는 중국이었다. 중국은 잠재적 시장규모와 함께 세계 1위시장으로 꼽히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핵심 요충지이다. 지난 3월 그는 중국 창저우시에서 열린 현대차 중국 4공장 착공식에 참석해 중국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장에서 "이번 공장 설립을 계기로 그동안 중국 파트너들과 이루어 왔던 '현대 속도'와 '현대 기적'을 다시 쓰고자 한다"며 중국시장에서 앞으로의 현대·기아차의 공격적인 행보를 암시했다.

이 결과 현대·기아차는 중국시장에서 올해 1분기 44만514대를 판매하는 기염을 뿜었다. 이 중 중형차의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전체 판매량 중 소나타, K5 등이 8만1311대로 전체 판매의 18.5%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5.8%에 비해 2.9%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또 정의선 부회장이 공들이고 있는 유럽시장에 속하는 러시아 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유로화 하락세와 더불어 루블화 폭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글로벌 기업들이 차례로 러시아시장을 외면하고 있는 러시아엑소더스 시대에 봉착해 있다.

   
▲ 본격적인 융복합시대를 맞아 올 초 미국 가전박람회에 방문해 직접 부스를 돌며 시장분석을 하고있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연합뉴스

현재 GM은 쉐보레 브랜드 차량을 위탁 생산하고 있는 러시아 가즈그룹과의 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고, 미국에서 러시아로 수출하는 쉐보레 차량도 대폭 줄였으며 오펠 차량은 올해 말까지만 판매한다는 입장이다.또 일본 업체들도 줄지어 현지생산량 조정에 들어간 상황이다. 러시아 내의 경쟁사들이 러시아를 떠나고 있는 러시아 엑소더스 시대에 현대차는 러시아 시장을 사수하고 있다.

현대차는 경쟁업체들의 철수를 기회로 삼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지난 1분기 현대차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5%p 상승한 19.8%로 확대된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100만 여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23개 차종의 올해의 차와 5개 특별상을 결정하는 러시아 올해의 차에서 4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특히 현대차 러시아법인은 ‘가장 사랑받는 대중차 브랜드’로 2년 연속 선정됐다.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러시아와 함께해 준 현대·기아차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관심으로 비춰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너의 현장 방문은 직원들과 소통을 늘리고 직원들의 긴장감을 높이는 효과도 있고 현장에 목소리에 빠르게 반응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오너의 현장 방문은 내부적으로는 임직원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고 외부적으로는 오너가 직접 뛰는 모습을 통해 브랜드 신뢰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