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물가 상승, 미국-한국 금리 인상 기폭제 전망
기업들 유동성 압박 심화…부담 최소화 방안 필요 목소리
[미디어펜=조한진 기자]기업들이 '고금리'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미국의 추가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유동성 압박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정책금융 확대 등 금리 인상에 따른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노동부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2%, 전월보다 0.4% 각각 올랐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6%, 전월보다 0.6% 각각 상승했다. 근원 CPI는 1982년 8월 이후 40년 만의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하얀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당초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면서 미 연방준비제도가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준이 전체 CPI보다 더 정확한 물가지표로 간주하는 근원 CPI의 상승폭이 커지면서 다음달 4연속 자이언트 스텝에 무게가 더 실리는 모습이다.

미국의 금리가 또 다시 급격히 인상되면 국내 금리도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0%에서 3.00%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은 시장 상황를 살핀 뒤 11월 인상 폭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경영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으로 이자 등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없는 취약기업들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 1000대 기업 중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대상(100개사 응답)으로 자금사정을 조사한 결과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임계치는 평균 2.60%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3.00%로 오른 가운데 추가 인상이 단행되면 기업들의 유동성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에서는 기준금리가 3.0%가 되면 대기업 10곳 중 6곳(59.0%)으로 취약기업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전년 동기에 비해 비슷하거나 악화된 상황이며, 연말로 갈수록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금사정은 악화되고 있는 반면, 기업들의 자금수요는 올해 연말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37.0%)이 감소 전망(9.0%)의 4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원자재‧부품 매입(36.7%)이 가장 많았다, 이어  △설비투자(23.0%), △차입금 상환(15.0%), △인건비‧관리비(12.3%) 등의 순이었다.

재계관계자는 ”한계상황에 처한 기업들이 상당한 만큼 경제주체들의 금융방어력을 고려한 신중한 금리인상이 요구된다“며 ”외환시장 안정조치와 정책금융 확대 등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기업부담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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