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5%대 신용대출 시장서 자취 감출 듯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사상 초유의 두 번 연속 '빅스텝(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을 밟은데 이어 다음달 추가 인상이 예고됨에 따라 가계와 기업의 부채부담이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은행권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져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내 8%대에 진입할 전망이며, 5%대 신용대출은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것으로 예상된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2.5%에서 3.0%로 0.5%포인트 인상했다. 국내 기준금리가 3%대에 진입한 것은 2012년 10월(3.0%) 이후 10년 만이다. 한은은 지난 7월 빅스텝 단행한 후 석 달 만에 또다시 빅스텝 카드를 꺼내 들면서 대출금리 상승세에 따른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빅스텝 등 통화긴축 강화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에도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한 가장 큰 이유는 금리 인상으로 경기 회복세가 다소 꺾이더라도 일단 '고물가부터 잡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5.6% 오르며 상승률이 6%대로 올라섰던 6월과 7월에 비해 낮아졌지만, 여전히 5%대의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당분간 5~6%대의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다음 달 24일 마지막 남은 한은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유력시된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국내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올해 연말 기준금리가 연 3.5% 수준까지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창용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종금리가 3.5% 수준인지에 관해서는 다수 금통위원이 크게 다르지 않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이 유력하기 때문에 대출 금리도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연 4.73∼7.14% 수준을 기록했다. 최고 상단이 연 7%를 넘어선 것은 13년 만이다. 이달 빅스텝에 이어 다음달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연내 최고 상단은 8%대로 올라설 것이며, 5%대 신용대출은 자취를 감출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빅스텝으로 가계와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은 12조 2000억원이 더 늘어나고,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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