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가영(23)이 '97전98기'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데뷔 4년만에 정규 투어 98번째 출전 대회인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에서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이가영은 16일 전북 익산시 익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를 잡고 보기 1개를 범해 15점을 획득했다.

최종 합계 49점을 기록한 이가영은 2위 임진희(24·44점)를 5점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처음 받아본 우승 상금은 1억8000만원이다.

   
▲ 사진=KLPGA 공식 홈페이지


이번 대회는 KLPGA 투어 가운데 유일하게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러졌다. 타수 대신 매 홀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하는 -3점이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이 필요한 대회에서 이가영은 과감하면서도 정확한 플레이로 '준우승 전문' 꼬리표를 뗐다.

2019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이가영은 그동안 국가대표로 함께 활동했던 최혜진(23), 임희정(22), 박현경(22), 유해란(21) 등이 우승할 때 축하만 해주는 신세였다. 우승 경쟁에는 자주 뛰어들었지만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통산 97개 대회에서 준우승만 4차례나 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 임진희에 1점 뒤진 2위로 이날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이가영은 2∼4번 홀에서 3연속 버디 행진을 벌이며 역전 선두로 나섰다. 5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임진희에 다시 1점 뒤졌지만 이가영은 7번 홀(파4) 버디로 재역전했다.

임진희가 9번 홀(파4) 보기를 범하자 이가영은 10, 11번 홀 연속 버디로 점수 차를 벌렸다. 임진희가 13번 홀(파3) 버디로 추격하자 이가영은 16번 홀(파3) 긴 버디 퍼팅을 홀컵에 떨구며 사실상 우승을 결정지었다. 6점 차로 앞선 이가영은 17번 홀(파5)에서 임진희와 나란히 버디를 기록하며 점수 차를 유지했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긴장이 풀린 탓인지 세컨샷에서 뒷땅을 치는 실수를 하며 보기로 1점을 잃었지만 우승에 지장은 없었다.

시즌 2승을 노렸던 임진희는 이가영의 기세에 밀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신인상 포인트 1위를 질주 중인 이예원(19)은 41점으로 단독 3위에 올랐고, 고향 익산에서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우승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박현경은 임희정과 함께 39점으로 공동 4위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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