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항서 감독(63)이 베트남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베트남축구협회(VFF)와 박 감독은 내년 1월 31일 만료하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17일 발표했다. 

박 감독이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하는 마지막 대회는 오는 12월 20일 개막하는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미쓰비시컵·구 스즈키컵)'이다. 지난 2017년 10월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5년 동안 이어온 동행을 곧 마무리하게 되는 것이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을 맡은 이래 베트남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쓰며 놀라운 성적을 이끌어냈다. 박 감독의 지휘 아래 베트남은 2018년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우승했고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는 8강에 올랐다. 또한 베트남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최종예선까지 진출했다.

   
▲ 사진=AFC(아시아축구연맹) 홈페이지


박 감독은 A대표팀과 함께 올해 5월까지는 U-23(23세 이하) 대표팀 사령탑도 겸직했다. U-23 대표팀을 이끌고는 2018년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상 첫 4강 등의 신화를 썼다.

박항서 감독의 이런 놀라운 업적은 베트남에 축구 열풍을 일으켰다. 대표팀 경기가 있을 때면 거리 곳곳은 붉은 응원 물결로 넘쳐났고, 베트남이 좋은 성적을 낼 때마다 박 감독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박 감독은 축구팬들 사이에 '쌀딩크'로 불렸으며, 배트남에서 국민영웅 대접을 받았다.

박 감독은 "지난 5년은 내 축구 인생에서 단연코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며 "결과가 좋을 때도 좋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선수들과 베트남축구협회, 베트남 국민께서 무한한 지지와 성원을 보내준 덕에 임무를 잘 마무리하게 됐다"고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 지내온 5년을 돌아봤다.

그는 "취임 당시 축구뿐 아니라 한국과 베트남의 가교 구실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양국 관계가 나를 통해 좋아질 수 있다면, 앞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베트남 축구협회는 "지난 5년간 박항서 감독의 노고와 헌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박항서 감독의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은 베트남 역사에 기록될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그가 남긴 헌신은 앞으로 베트남 축구가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큰 동기가 될 것"이라며 박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박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고 나면 휴식을 취하면서 베트남 유소년 축구센터 설립 등을 구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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