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반도체 수급난, 환율 급등 여파로 품질비용 추가
사상 최대 예상됐던 3분기 영업이익, 전년비 마이너스 가능성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코로나19 팬데믹과 반도체 수급난, 환율 급등 여파로 2년 만에 세타2 GDI 엔진 관련 대규모 품질 관련 비용을 추가 지출하게 됐다.

양사 도합 2조9000억원 규모가 3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당초 사상 최대 규모로 예상됐던 두 회사 영업이익 전망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 현대자동차와 기아 양재동 본사. /사진=미디어펜


현대차는 18일 품질비용 약 1조3600억원을 올 3분기 실적에 충당금으로 반영한다고 공시했다. 기아 역시 1조5400억원의 품질 충당금을 반영한다고 공시했다.

현대차·기아는 이날 오후 5시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어 구체적인 내용을 밝혔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2020년 3분기 실적에도 각각 2조1000억원과 1조2600억원, 도합 3조3600억원의 품질 관련 비용을 반영한 바 있다.

2년 만에 당시 충당금 규모에 육박하는 비용을 추가로 반영한 배경으로 양사는 '대외변수 확대에 따른 비용 추정 전제 변경'을 들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반도체 수급 이슈로 중고차 사용 연한이 길어지고 폐차율이 축소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세타2 엔진) 교체 빈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의 자동차 잔존연수는 첫 충당금 예측 시기인 2020년 12.4년에서 올해 13.1년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주행거리 16만km 이상의 고마일리지 차량 비율이 상승하면서 클레임 빈도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엔진 교환율 산정 기간도 기존 9개월에서 19개월로 확대 반영했다고 현대차그룹 측은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품질비용 확대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2020년 첫 충당금 예측 당시 비용 적용 환율은 1150원이었으나 올해 1435원까지 치솟았다.

현대차‧기아는 2020년 첫 충당금 예측 당시 반영한 개선 항목의 현실화가 미흡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례 없는 평생 보증정책 제공으로 그에 대한 경험치가 부족했고, 공정 개선에 따른 엔진 개선율을 다소 높게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양사 모두 1조원 이상의 충당금이 반영되면서 3분기 실적 전망도 당초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3분기 현대차 영업이익이 사상 최초로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었다. 기아 역시 3분기 기존 사상 최고 실적인 2분기 2조2341억원을 넘어서는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었다.

하지만 품질비용 충당금 반영으로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1조6000억원대, 기아는 1조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현대차 1조6067억원, 기아 1조3270억원) 대비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대차‧기아는 "품질 비용 최적 관리 운영, 평생 보증 시장 대응력 증대, 엔진 품질 확보 체계 강화 등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과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품질 이슈 재발 방지에 주력해 품질에 대한 고객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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