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대표, 긴급 기자간담회서 사임 발표…피해 보상 방안 모색·대규모 데이터센터 조성 박차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지난 15일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때문에 택시 호출을 받지 못한 기사님들, 광고 채널을 이용하지 못한 사장님들을 비롯해 파트너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고, 참담한 심정이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19일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잃어버린 신뢰 회복을 위한 쇄신과 변화의 의지를 다지고자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재난 대책 소위원회를 맡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남 대표는 "이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카카오의 치부를 드러내야 할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우리의 의무"라며 "관계당국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하겠다"고 발언했다.

   
▲ 19일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왼쪽부터) 남궁훈·홍은택 대표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카카오 제공

홍은택 대표도 "이용자 분들의 성원에 보답하지 못해서 죄송하다"면서 "기본적인 가치를 잊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초심으로 돌아가 이용자분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살펴볼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오늘 새벽 다음 메일이 복구된 것을 비롯해 대다수 서비스가 화재 발생 이전으로 회복됐다"면서도 "복구가 늦어진 이유를 철저히 파헤치고,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피해를 입은 분들의 신고를 받을 수 있는 채널을 2주 가량 운영할 계획으로, 이를 토대로 보상 규모 등을 산정할 계획"이라며 "SK C&C와 손해배상에 대해 논의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보상도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4600억 원을 들여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중으로, 안산 센터는 2024년 1월 운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흥에서도 2024년 착공에 돌입할 예정으로, 센터 1곳이 완전히 멈춰도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남 대표 사임과 관련해서는 "새 대표 선임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며 "남 대표가 추진했던 프로젝트들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 19일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홍은택 대표가 새로 추가될 데이터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홍 대표는 사고 원인에 대한 질문에 "트래픽 폭증을 비롯한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것과 달리 데이터센터 전체가 셧다운되는 상황은 상정하지 않았다"면서 "리튬배터리와 UPS가 같은 공간에 있었고, 주요 케이블도 영향권에 있었던 탓에 화재가 나자마자 서버 수천대가 멈췄다"고 답변했다.

또한 "고객 데이터와 주요 서비스 응용 프로그램은 이중화됐으나, 이를 다루는 아키텍처가 이중화되지 않았던 것이 문제"라며 "완전한 이중화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보상 규모에 대한 질문에는 "기업 휴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황으로, 유료 서비스 대상 면책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충분히 보상할 방침"이라며 "무료 서비스의 경우 선례가 많지 않기 때문에 판단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대답했다.

홍 대표는 "안산과 시흥 센터는 서버 11만 대 규모로, 리튬 배터리를 사용하면 이같은 사고가 또다시 발생할 수 있어 납축전지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독과점 발언' △주가 추이 △일명 '쪼개기 상장' 등에 대한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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