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신성장 동력 통한 기업 가치 제고
"인수·합병 완료, 3~6개월 소요될 전망"
[미디어펜=박규빈 기자]LG화학이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혁신 항암제 기업을 인수한다.

   
▲ LG화학 건물 전경./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은 전날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를 5억6600만 달러(약 8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19일 밝혔다. 국내 기업이 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LG화학은 아베오 지분 100%를 인수한다. 

아베오는 2002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톤에 설립, 임상 개발·허가·영업·마케팅 등 항암 시장에 특화된 종합적인 역량을 확보한 기업이다. 2010년 나스닥에 상장됐고, 2021년 신장암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포티브다(FOTIVDA)'의 미국 FDA 허가 획득 후 매 분기 견조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한 15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2027년 5000억 원 매출이 전망된다. 현재 진행 중인 ‘포티브다’와 면역 항암제의 병용임상 성공 시 치료제의 적용 범위가 확장돼 추가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이번 인수·합병은 LG화학이 보유 자산 등을 활용해 미국 보스톤 소재 생명과학 자회사인 LG CBL에 인수 자금을 출자하고, 이후 LG CBL이 특수 목적 법인(SPC)을 신규 설립해 아베오 인수와 합병을 진행하게 된다. 향후 아베오 주주 총회 과반 승인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심의 등 절차가 진행되며, 이번 이사회 이후 합병 완료까지 약 3~6개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이번 인수를 통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다양한 자체 개발 신약을 출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미국은 보험, 약가제도, 유통구조 등이 국내와 다른 체계로 운영돼 신약 개발 단계부터 현지에 특화된 상업화 역량이 요구된다.

직접 진출 난이도가 높은 시장이지만 LG화학은 항암 분야가 암 전문 소수 의료기관 중심의 판매 조직으로도 사업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아베오는 임상 단계 항암 파이프 라인을 3개 확보하고 있으며, 적기 개발 성공 시 모두 2030년 내 FDA 승인이 예상된다. 

LG화학은 고형암 세포 치료제 등을 포함, 통풍·NASH·비만 치료제 등 총 20개의 개발 단계 신약 파이프 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LG화학은 미국 상업화 역량을 조기 확보함으로써 향후 신약 출시 초기부터 시장 진입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신약 등 3대 신성장 동력을 통한 기업 가치 제고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추진해왔다. 이번 인수는 신약 부문의 글로벌 사업 기틀을 공고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약 부문의 경우 항암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글로벌 혁신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아베오의 상업화·임상 역량을 내재화해 2027년 생명과학부문 매출 약 2조 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이번 인수 결정은 LG화학 바이오 사업 40여 년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이정표이자 글로벌 도약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며 "글로벌 혁신 제약사로 발돋움 하는 데에 속도를 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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