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35층, 5778가구…"부동산 시장 침체 등 요인, 서울 전역 정비사업에 영향은 미미할 것"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서울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강남구 은마아파트가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지 19년 만에 서울시의 심의를 통과했다. 이번 은마아파트 재건축 심의 통과로 서울 주요 지역의 재건축 사업 추진에도 일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아직 조합이 설립되지 않는 등 초기 단계에 불과하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 정비사업 규제가 여전해, 전문가들은 정비사업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 

   
▲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단지에 도시위계획위원회 본회의 상정을 알리는 현수막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인 19일 제11차 도시계획위원회를 개최하고 강남구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경관심의안을 수정가결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재건축 추진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2017년 서울시 층고 제한에 보류 판정을 받고 도시계획위원회에 계류된 후 재건축 방식을 두고 주민들간 갈등까지 불거지며 서울시 재건축의 숙명으로 불려오며 사업 추진에 진척이 없었다.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의 취임 후 재건축 규제가 완화되며 추진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고 소위원회 자문 등을 거쳐 5년만에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된 것이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28개 동, 4424가구 규모의 강남의 대표적인 노후 대단지 아파트다. 이번 심의를 통해 은마아파트는 최고 35층, 33개 동, 5778가구(공공주택 678가구)로 새롭게 탈바꿈 될 예정이다. 보차혼용통로계획 및 공원조성 등 공공기여계획 등도 함께 적용될 계획이다. 건폐율은 50% 이하, 상한 용적률은 250% 이하로 적용된다. 

은마아파트의 서울시 재건축 심의 통과 소식에 강남구 등 서울 주요 지역의 재건축 정비사업도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 단지들은 일단 관망세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 등 정비사업 규제가 여전하고 금리 인상의 여파로 최근 부동산 시장이 차갑게 식고 있는 탓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 강남 재건축의 바로미터 중 하나인 은마아파트가 정비사업을 통해 주택 공급 확대로 이어져 정부 정책에 부합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며 "최고 층수 35층이 통과된 것은 지나친 고층화와 공사비 증가를 피했다는 점에서 장점으로 보이면서도 다양하고 고급스러운 단지를 추구하는 민간의 선호 등의 시각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건축과 재개발도 결국 양극화 양상으로 가게될 가능성이 보인다"라며 "은마아파트와 함께 최근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처럼 사업성이 높고 미래 가치가 높게 예상되는 곳들의 정비사업 추진이 진행된다는 점이 중요한 시사점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은마아파트는 아직 조합이 설립되지 않았고 구체적인 철거와 건설, 분양 계획 수립도 마쳐야하는 등 재건축 사업의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지속되고 있어 서울 정비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세 대출 규제로 갭투자가 어렵게 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여 실거주를 해야 한다는 점도 매수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정비사업 환경, 공사비 증가요인과 사업비 증가 등을 감안했을 때 이번 은마아파트 심의 통과가 서울 전역의 정비사업 촉진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서울 집값이 더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부동산 가격 전망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제기되는 현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