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영공 통과 불가…"국제 정세 맞춰 취항 조정"
싱가포르 노선, 대한항공 대비 30% 미만 가격 승부
[미디어펜=박규빈 기자]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티웨이항공이 제반 준비 과정을 거쳐 사세 확장에 본격 나섰다. 인력 충원·예비 엔진 도입 등 안전 운항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동유럽 노선은 국제 정세에 따라 쉽사리 개설하지 못하고 있어 사업 확장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가 지난 3월 17일 자사 여객기 A330-300 내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사진=티웨이항공 제공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17일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는 자사 중대형 여객기 A330-300 내에서 기자 간담회를 개최해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이 당시 정 대표는 "올해 5월 싱가포르, 겨울에는 호주까지 운항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티웨이항공은 지난 5월 28일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취항했고, 올 12월 23일에는 인천-호주 시드니 구간에 항공편을 투입한다.

이는 국적 항공사로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2개 대형사(FSC)만 다니던 노선에 저비용 항공사(LCC)가 뛰어든다는 점에서 기념비적 의미가 있다.

장거리 노선 운영은 단거리와 비즈니즈 모델을 포함한 운영 개념 자체가 여러 모로 판이하다. 운용 기종이 달라짐에 따라 리스비 등 단위 비용도 높아지고 서비스 수준도 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티웨이항공은 LCC의 존재 이유인 원가 경쟁력을 염두에 두고 합리적인 수준의 운임으로 좌석 공급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실제 티웨이항공 공식 홈페이지에서 최저가 기준 11월 7일부터 11일까지의 인천-싱가포르 구간 운임 총액은 30만2250원으로, 대한항공 109만6300원 대비 27.57%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티웨이항공은 호주 노선에도 역시 FSC 대비 대폭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 중대형 여객기 A330-300./사진=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

정 대표는 2027년 대형기 20대·중소형기 30대 등 총 50대의 기단을 갖추고, 연 매출 3조 원을 넘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A330-300 대비 항속 거리가 더 긴 A330-200도 도입한다는 복안도 있다.

향후 티웨이항공은 런던·파리·로마·이스탄불에도 진출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당사가 현재 보유한 A330-300으로는 10시간 이내까지만 다닐 수 있어 서유럽 취항은 다소 무리"라며 "점점 장거리 노선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향후 다른 기종을 들여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신입 직원 교육에 참석한 승무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티웨이항공 제공

지난 5월 25일자로 티웨이항공은 A330-300을 3호기까지 운용하게 됐다. 이에 따라 기존 B737 면장을 보유한 일부 조종사들은 기종 전환 교육을 받게 됐고, 이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티웨이항공은 B737 기장 40여명을 채용했다. 또 코로나19 파고를 넘어 3년 만에 객실 승무원도 90명을 선발했고, 약 9주 간 △항공 보안 △비상 절차 △기내 방송 △기내 서비스 등 전문 교육 과정을 거쳐 비행에 투입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사세가 커짐에 따라 정비 소요도 늘어날 것을 대비해 티웨이항공은 안전 운항 체계와 정비 인프라 강화 차원에서 지난달 13일 해당 기종에 채용된 롤스로이스plc의 트렌트(Trent) 700 예비 엔진 1기를 도입했다. 앞서 지난 6월 22일에는 롤스로이스plc와 트렌트 700 엔진의 유지·보수를 포함한 '토탈 케어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운항 안전 적극 투자해 정비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신속한 대응으로 승객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고 전했다.

   
▲ 티웨이항공은 올해 9월 13일 롤스로이스plc 트렌트(Trent) 700 예비 엔진 1기를 도입했다./사진=티웨이항공 제공

한편 정 대표는 장거리 여객 사업 계획을 공개하며 올해 중순 경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도 취항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아직도 이는 요원한 상태다. 항공업계에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장기화 되고 있어 사업상 차질을 빚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당초 6~7월 중에 크로아티아 운항을 검토한다고 했는데, 러시아 영공 통과가 불가능한 현 상황에서는 입장을 내기가 어렵다"며 "국제 정세에 맞춰 취항 시기를 조정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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