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의 헤리티지 계승 기술·예술의 디자인 완벽한 융화
플래그십 전통성 이어가기 위한 고급세단 마중물 역할 기대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가 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온다. 전기차 시대로 급변화하고 있는 완성차 시장에서 내연기관으로 등장하는 디 올 뉴 그랜저다. 

7번째 모델로 거듭나면서 본격적인 현대차의 플래그십세단으로 다시 입지 굳히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과거의 헤리티지를 이어받은 외장 디자인과 인테리어는 옛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공간 활용성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비해 불리한 세단인 점과 함께 전기차가 아닌 내연기관 모델로 등장했다는 것에 의문을 던지는 시선이 많다. 

   
▲ 현대자동차 플래그십세단 디 올 뉴 그랜저.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지난 19일 7세대 신형모델 디 올 뉴 그랜저의 디자인을 최초로 공개했다. 고개된 이미지 속 그랜저는 본격적인 플래그십 다운 기합급의 웅장한 모습을 띄고 있다. 

전세대 모델의 경우 큰 사이즈의 세단임에도 시각적인 효과로 적게 보이는 인상이었다면 이번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는 크기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선명하게 엿보인다. 현대차에 있어 그랜저는 남다른 의미를 상징한다. 

자동차 후발주자인 현대차가 본토 유럽의 브랜드에 맞서 고급차를 출시하기 위해 노력해 내놓은 차가 그랜저였다. 이전까지는 준중형 혹은 중형세단이 전부였지만 현대차는 지난 1986년 가장 큰 사이즈의 고급모델로 그랜저를 등판시켰다. 

이후 고급차의 기준을 정의하면서 대한민국의 성장과 그 궤를 같이 해 왔고, 시대에 걸맞은 혁신을 거듭하며 국내 세단 시장을 선도해왔다.

이런 의미를 지닌 모델이다 보니 소비자들에게도 부의 상징을 느낄 수 있는 이미지가 잔존한다. 지금은 수입차도 많아지고, 상위급에 차종들이 등장하며 의미가 퇴색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부모세대에서 바라보는 그랜저의 의미는 고급차의 대명사로 통한다. 

이런 그랜저의 내연기관 마지막 세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모델이 이번에 등장한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다. 기존 그랜저의 상징적 요소를 담아 내는 동시에 한 차원 진화한 모습으로 재탄생된 만큼, 시장을 압도하는 존재감을 보여줄 것이라고 현대차는 자신하고 있다.

디 올 뉴 그랜저의 외장 디자인은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의 대전환을 표현하는 특별한 디자인 감성과 하이테크적인 디테일을 가미해 완성됐다.

언 듯 디자인이 전기차라고 해도 믿을 만큼 세련된 모습으로 등장했다. 

앞서 제네시스에서 G80가 같은 맥락의 모습으로 유려한 디자인으로 등장했고 향후 전기차가 등장한 만큼 그랜저 역시 E-GMP 모듈화 부품을 적극 활용해 전기차로 등장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다. 특히 현대차에서의 그랜저 상징성이 높은 만큼 더 기대해 볼 수 있다. 

   
▲ 현대자동차 플래그십세단 디 올 뉴 그랜저. /사진=현대차 제공


전기차 시대를 이야기 할 때는 대부분 자율주행 시대와 맞물리는 부분이 많다.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내연기관 보다 전동화가 진행된 모델이나 전기차가 더 적합하다. 출력을 얻기위해 특별한 조건이 갖춰지지 않아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향후 등장할 자동차들은 박스카 형태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높다. 

운전자가 필요 없고, 탑승자만 존재하는 이동수단을 오롯이 활용하기 위해서는 세단과 SUV 형태보다 직사각형의 박스모양일 때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과도기 단계인 현재 선보여지고 있는 목적기반 모빌리티(PBV)의 경우도 거주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뒷좌석 공간에 더 넓은 모양을 띄고 있다. 

하지만 그랜저는 이런 시대의 흐름과는 거리가 있는 세단모델이다. 그럼에도 새로운 모델로 돌아온 그랜저를 통해 전통을 이어가는 미래지향적인 자세를 취하기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전기차 아이오닉5는 포니의 디자인을 이어받은 모델로 출시됐다. 

현대차의 비약적인 성장과 지금의 기반을 만들 수 있었던 모델이기도 한 포니의 헤리티지를 통해 전기차 시대의 새로운 역사의 포문을 열겠다는 의지인 것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그랜저라는 플래그십 세단의 역사를 이어가며 다음 세대에서는 전기차로 그 전통을 이어갈 수 있게 한기 위함이다. 

이런 기대가 반영된 듯 이번 디 올 뉴 그랜저의 디자인은 파격적이다. 특히 현재 대중적인 모델로 소개되고 있는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의 E-GMP 이외에도 고급형모델의 E-GMP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그랜저의 정통성이 이어지는 새로운 전기차도 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이번 디 올 뉴 그랜저의 디자인이다. 

전면부의 하나로 '끊김없이 연결된 수평형 램프'는 밤과 아침을 가르는 새벽의 경계선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으며, 강렬한 느낌을 선사하는 통합형 그릴과 조화를 이룬다. 

   
▲ 현대자동차 플래그십세단 디 올 뉴 그랜저. /사진=현대차 제공


끊김이 없는 수평형 램프 디자인은 기술과 예술의 완벽한 융화로 다듬어진 현대차의 새로운 조명 디자인 특징으로, 그랜저만의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측면부에서 보여지는 헤드램프에서 리어 램프까지 매끈하게 수평적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선은 프레임리스 도어,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과 함께 단정하면서도 와이드한 볼륨감으로 대형 세단의 지위를 공고히 해준다.

길어진 전장과 휠베이스에 후방으로 이동한 카울포인트는 넓은 후석공간을 위해 과감히 뒤로 빠진 C필러와 조화를 이뤄 탁월한 비례감과 스포티한 프로파일을 갖춰내고, C필러의 오페라 글래스는 강인한 디자인과 어우러져 1세대 그랜저의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전 세대 대비 20인치까지 커진 캘리그래피 휠은 입체적이고 다이내믹하게 디자인돼 차체의 매끄러운 볼륨감과 대비적인 반전의 미가 느껴지게 한다.

후면부는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수평하게 이어지는 리어 램프를 적용해 미래적인 디자인 통일감과 함께 그랜저의 존재감을 더욱 배가시킨다.

현대차는 디 올 뉴 그랜저의 실내공간을 바쁜 일상 속 편안한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부드럽고 깨끗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디 올 뉴 그랜저의 실내공간은 탑승자를 편안하게 감싸는 랩어라운드(wrap-around) 구조로, 과거 그랜저의 유산을 현대적 감각으로 계승했다. 이는 80년대 그랜저를 통해 선보인 실내공간을 보다 입체적으로 디자인한 것이다.

   
▲ 현대자동차 플래그십세단 디 올 뉴 그랜저. /사진=현대차 제공


특히, 도어트림과 대시보드의 전면부를 가로지르며 은은하게 퍼져 나가는 앰비언트 무드램프와 섬세하고 한국적인 느낌으로 디자인된 도어트림의 패턴 디테일과 함께 탑승객에게 보다 편안한 휴식 경험을 제공한다.

스티어링 휠 또한 1세대 그랜저의 원 스포크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조작계를 통합한 형태로 재탄생시켜 탑승객의 시선을 사로잡음과 동시에 운전자에게 최적화된 레이아웃을 구현했다.

스티어링 휠로 옮겨진 기어 노브 덕분에 정갈히 비워진 콘솔 공간은 깔끔한 실내 이미지와 더불어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수납편의성을 제공한다.

크래시패드부터 도어까지 유려한 스타일링을 완성하는 가죽 소재는 리얼 우드와 알루미늄 재질의 내장재와 어우러져 그랜저만의 우아함을 한껏 돋보이게 하고, 한국적 패턴에서 영감을 받은 나파 퀼팅은 프리미엄 세단의 고급감을 완성하는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현대차는 그랜저에 시동과 결제 서비스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실내 지문 인증시스템을 탑재했고, 뒷좌석에는 리클라이닝과 전동식 도어커튼을 적용해 감성적인 여유와 편안한 탑승 경험을 선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 올 뉴 그랜저는 내연기관의 한계가 있지만 다음 전기차 모델에 대한 해리티지의 연결을 위한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확정된 것이 없어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새로운 플랫폼과 함께 플래그십 세단의 명성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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