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기조 속 부동산 거래 '뚝'…건설주 악영향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국내 건설사들의 주가가 잇따른 악재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전날인 지난 24일 정부의 50조원 유동성 공급에 소폭 반등했지만 하루만에 다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건설주의 주가 향방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 국내 건설사들의 주가가 잇따른 악재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투자자은 건설주의 주가 향방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5분 기준 건설주 대부분이 전 거래일 대비 하락했다. 특히 일부 대형 건설주의 경우 3~4% 빠진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대우건설이 전 거래일 대비 4.20% 내린 3990원에 거래 중이고, GS건설은 3.79% 하락한 2만1600원, 현대건설은 3.15% 빠진 3만3800원, DL건설은 2.20% 내린 1만3350원을 기록 중이다. 

중견건설사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3.14% 내린 1만3900원, 동부건설은 5.53% 빠진 7170원, 삼부토건은 3.36% 빠진 1440원에 거래 중이다. 

최근 한달로 기간을 넓혀 봐도 두드러진 하락세를 확인할 수 있다. 

GS건설의 경우 지난달 23일(종가 기준) 2만5950원이었던 주가가 24일 2만2450원으로 13.48% 내렸다. 

현대건설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4만1750원에서 3만4950원으로 16.28% 빠졌다. DL건설은 1만6550원에서 1만3650원으로 17.52%, 대우건설은 4545원에서 4165원으로 8.36% 하락했다.

이달 들어서는 장중 52주 신저가 기록도 새로 쓰고 있다. 이날 현대건설은 장중 3만3450원으로 지난 17일 기록한 신저가(3만4100원)도 무너뜨렸다. 금호건설, 대우건설도 21일 연중 최저가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건설주의 부침이 한국은행을 비롯한 전세계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각국의 돈줄 조이기 속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부동산 거래가 눈에 띄게 줄어든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에는 레고랜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지급보증 파행 사태 여파도 건설주에 불안감을 키웠다. 

지방자치단체인 강원도가 보증을 섰다가 보증 의무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시장 혼돈이 가중된 상황이다. 부동산 PF 지급보증 의무가 있는 건설사들이 주목받으면서 부도설이 나돌며 관련 건설사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일도 발생했다.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도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는 데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개 부동산 경기 악화, 미분양 증가, 시행사 현금 흐름 악화-PF 부실로 이어지는 그림이었다면 지금은 자금시장 경색으로 인한 PF 지급보증 사태라는 점에서 시작점이 다르다”면서 “더 무서운 것일 수 있는 이유는 부동산 미분양에 따른 대금 지급 불능 사태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 같은 우려가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부족 해결을 위한 대규모 증자를 가정해도 현 주가는 과도한 하락”이라며 “이들 건설사 모두 현 주가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시장의 우려보다 재무적 체력을 탄탄하게 길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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