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이건희 컬렉션부터 소아암 환자 지원까지 사회적 책임 실천
[미디어펜=조한진 기자]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2주기를 맞은 가운데 고인이 남간 발자취가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고 이건희 회장 유족들은 천문학적 규모의 사회환원을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5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가는 이 회장이 평생 모은 문화재·미술품 2만3000여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하고 △감염병 극복 지원 △소아암 희귀질환 지원 등 의료공헌에도 1조원을 기부하는 3대 기증사업을 추진했다.

유족들은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상속 재산의 상당 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유산의 약 60%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사회환원을 실천하면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유족들이 부담해야 할 12조원 이상의 상속세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2011년 7월 열린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를 참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당시 유족들은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많은 국민들도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의 사회환원을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의미를 부여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민 위로한 '이건희 컬렉션'

유족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을 강조했던 고 이건희 회장의 철학에 따라 국립기관 등에 미술품 2만3000여점을 기증했다.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은 지난해 7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을 관람하면서 "소중한 문화유산을 국민들에게 돌려드려야 한다는 고인의 뜻이 실현돼 기쁘다"며 "많은 국민들이 작품들을 보시면서 코로나로 힘들고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미술계에서는 가치를 환산할 수 없는 방대한 작품들을 국가에 기증한 유족들의 결정이 '국민 문화 향유권을 크게 높였다'고 평가했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삼성에서도 충분히 운영이나 보관 관리 능력이 있는데 왜 국가에 기증했을까. 우리의 위대한 문화재를 국민, 나아가서는 세계인과 '공유'하자는 회장님의 깊은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고 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된 특별전은 지금까지 매회 매진을 기록하며 '이건희 컬렉션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지금까지 72만명의 관람객들이 유족들이 기증한 국보급 문화재와 세계적 미술작품을 감상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25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2026년 시카고박물관에서 대규모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인간 존중 철학…감염병 극복 지원 앞장

고 이건희 회장의 '인간 존중' 철학도 이어지고 있다 . 고인의 유지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고인의 유산 중 1조원을 감염병 확산 방지와 소아암·희귀질환 치료를 위해 기부했다.

 삼성가의 '의료 공헌'은 고 이건희 회장의 △인간존중 △상생 △인류사회 공헌의 경영철학을 계승해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공헌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다짐과 약속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 지난해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미디어펜DB

지난해 5월, 고 이 회장 유족 측과 복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대한민국 감염병 극복 지원 사업' 기부 기념식을 가졌다. 이를 통해 유족들은 감염병 극복 위해 7000억원 기부키로 했으며, 이 가운데 5000억 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다.

2000억 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 및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용된다.

가정 형편 어려워 치료 포기하는 어린이 없도록

유족들은 소아암·희귀질환에 걸려 고통을 겪으면서도 비싼 치료비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전국의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3000억 원을 기부했다.

앞으로 10년간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들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치료, 항암 치료, 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을 위한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향후 10년 동안 소아암 환아 1만2000여명,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 총 1만7000여명이 도움을 받게 될 전망이다. 증상 치료를 위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소아암, 희귀질환 임상연구 및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도 9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김한석 서울대어린이병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유족의 기부금으로 지방 소아암·희귀질환 환자가 서울에 오지 않아도 치료를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2021년 8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사업단'을 발족하고 전국의 환아들이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공모 방식으로 사업과제를 발굴함으로서 전국 어린이병원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공모를 통해 소아암 21건, 희귀질환 12건, 공통연구 21건 등 총 54개의 추진 과제를 선정하고 원활하게 수행 중에 있다. 올해 말부터 환아 검사 및 치료 지원이 본격적으로 이루어 질 것으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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