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하루 전 사의표명 하루만에 면직 처리
대통령에 보고 뒤 대통령실이 국정원장에 알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돌연 사표를 냈다.

조 전 실장은 김규현 국정원장을 건너뛰고 대통령실에 직접 사의를 밝혔으며, 사의표명 하루만에 신속하게 면직 처리되면서 여러 추측을 낳고 있다.

26일 국정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감 도중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원장이 어제 오후 8시에서 9시 사이에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조 전 실장이 사의를 밝혔다는) 유선 통보를 직접 받았고, 그래서 면직 처리됐다"며 "조 전 실장이 직접 원장에게 사의 표명 전화를 한 바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맍나 "국정원 기조실장 임면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임면권자에게 사의를 표명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조 전 실장의 사의 사유를 묻는 질문이 거듭 나왔지만 대통령실과 국정원은 "일신상 사유"라고만 답했다.

조 실장은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국정원의 2인자의 부임 4개월만의 사퇴 처리가 뚜렷한 이유없이 신속 처리되면서 경질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국가정보원./사진=국정원 페이스북

이날 조 실장의 사의가 비리, 범죄와 연관성이 없는 것인지를 묻는 취지의 질문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듭 말씀드리지만 개인적인 사유로 사의를 표명했고 수용했다"고만 답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복심인 조 실장과 국정원장이 인사권을 두고 갈등을 빚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페이스북에 "인사 문제로 원장과 충돌한다는 등 풍문은 들었지만 저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건강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 전 실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검찰에서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 때는 대검 형사부장으로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검찰을 나온 이후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관련 수사를 받는 김건희 여사를 변호한 바 있다.

조 전 실장은 지난 6월 국정원의 2인자로 인사와 예산을 관장하는 기조실장에 발탁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 대선 당시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인 모사드처럼 국가안보를 위한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윤 대통령의 개혁 구상을 실현할 적임자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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