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정후와 야시엘 푸이그가 펄펄 난 키움 히어로즈가 업셋에 성공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특유의 신바람 야구가 실종된 LG 트윈스는 20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 꿈이 좌절됐다.

키움은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LG를 4-1로 꺾었다.

1차전에서 3-6으로 졌던 키움은 2차전에서 7-6으로 아슬아슬하게 이겨 잠실 원정 2연전을 1승1패로 잘 끝냈다. 이어 3차전 6-4 역전승에 이어 4차전까지 고척돔 홈 2연전을 다 잡아 3승1패로 역전 시리즈를 완성했다.

2019년에 이어 3년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 키움은 정규시즌 우승팀 SSG와 패권을 다투게 됐다.

   
▲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키움 히어로즈(위)와 아쉽게 가을야구를 마감한 LG 트윈스. /사진=각 구단


LG는 2002년 이후 20년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바라봤지만 1차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내리 3경기를 패하며 허탈하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준비 가긴에 여유가 있었던데다 키움이 준플레이오프에서 KT 위즈와 5차전까지 접전을 치르고 올라온 점을 감안하면 LG의 1승3패 탈락은 다소 충격적이다.

키움과 LG의 희비를 가른 데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덕아웃 분위기를 주도하는 선수의 유무가 결정적이었다.

키움에는 이정후와 푸이그가 있었다. 시즌 타격 5관왕 이정후는 플레이오프에서도 가장 빛났다. 4경긱서 타율이 5할(16타수 8안타)이나 되고 1홈런, 2타점 활약을 펼쳤다. 팀의 간판스타이자 타선의 핵 이정후가 펄펄 나니까 키움의 팀 분위기는 좋을 수밖에 없었다. 이정후는 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푸이그도 대단한 활약을 했다. 4차전에서 역전 솔로홈런을 날리고, 쐐기 적시타도 치는 등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이정후 다음으로 높은 타율 4할6푼2리에 홈런 2방을 날리고 5타점이나 올린 푸이그는 덕아웃에서도 누구보다 파이팅을 많이 외치며 '응원단장' 역할까지 해냈다.

LG에서는 김현수(타율 0.412, 2타점)와 채은성(타율 0.400, 1홈런 3타점)이 분발했으나 2차전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한 후 전체적으로 팀의 활기가 떨어졌다. 

외국인타자 없이 포스트시즌에 나섰다는 점도 LG에는 치명타자 됐다. 부진했던 리오 루이즈 대신 데려온 로벨 가르시아조차 거의 도움이 못돼 방출하고 국내 타자들로만 타선을 채운 LG는 푸이그에게 당할 때마다 속이 더욱 쓰릴 수밖에 없었다.

믿었던 막강 마운드마저 고비 때마다 흔들리며 LG는 LG 답지않게 무너졌다.

현역 시절 LG가 '신바람 야구'라는 수식어를 얻는데 주역이었던 류지현 감독은 안정된 전력으로 정규시즌을 잘 꾸려왔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가을야구에서 LG는 신바람 나는 야구를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한 채 팬들의 가슴에 아픈 기억 하나를 추가하고 말았다.

한편, 키움과 SSG의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는 오는 11월 1일 1차전으로 막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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