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지난해 1월 대비 70% 뚝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이번 달 대폭 줄어 5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투자자예탁금이 50조원을 밑돈 건 지난 2020년 7월(46조5090억원)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증시가 급격히 얼어붙으며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서 자금을 빼 예·적금,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이번 달 대폭 줄어 5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지난 27일까지 투자자예탁금 평균액은 약 49조7178억원을 기록했다. 

10월 거래일이 이날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달 예탁금 평균액은 50조원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예탁금이란 개인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주식 매매 자금을 의미한다. 즉 언제든 주식 매입에 사용될 수 있는 자금이다. 이에 증시 대기 자금이라고도 불린다. 

동학개미운동 열풍이 불어닥친 지난 2020년 6월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8월에는 69조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예탁금 감소의 주 원인으로는 개인투자자의 주식 시장 이탈을 꼽을 수 있다. 

실제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매수대금과 매도대금의 평균)은 4조9114억원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가가 처음으로 3000을 돌파한 지난해 1월(17조2994억원)과 비교하면 약 70%가 줄어든 수준이다.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60% 정도인 점을 고려했을 때, 투자자예탁금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주식 시장을 떠나는 개인투자자가 증가한다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주식 시장에서 돈을 빼 은행의 예·적금이나 채권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채권의 경우 가파른 금리 인상 속 수익률이 상승하며 안정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대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채권 수익률도 상승하면서 안전성과 수익성 모두 매력도가 높은 채권에 개인투자자 자금이 급격히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8일까지 개인이 장외 채권시장에서 순매수한 채권은 모두 16조6503억원어치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채권 순매수액(4조4075억원)의 약 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금리 상승 구간에서도 매수 대기 자금이 감소한 바 있다”면서 “현재 금리 상승 추세가 지속된다면 개인의 추가 매수 여력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개인 투자자의 매매대금은 팬데믹 위기 이전 수준으로 감소했다면서 ”추가 매수 여력을 의미하는 증시 시가총액 대비 고객예탁금 비중은 2020년 3월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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