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세 석달 만에 상승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7%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상승폭이 확대됐다. 한국은행은 내년 1분기까지 소비자물가가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7%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상승폭이 확대됐다. 한국은행은 내년 1분기까지 소비자물가가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사진=미디어펜


한은은 2일 오전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열린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최근의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이날 통계청은 이날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월(5.6%) 대비 0.1%포인트 상승하며 세 달 만에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 부총재는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7%로 석유류 오름폭 축소 흐름이 이어졌다”며 “하지만 가공식품 오름세 확대와 전기‧도시가스 인상 등으로 5%를 상당폭 웃도는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7월 6.3%로 정점을 찍은 뒤 8월 5.7%, 9월 5.6%로 2개월 연속 상승세가 둔화됐다.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축소됐지만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전기‧가스‧수도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물가상승률이 세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전기‧가스‧수도는 전년동월대비 23.1% 올라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한 근원물가는 외식 등 개인서비스와 내구재를 중심으로 오름세가 확대됐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4.0%, 9월 4.1%, 10월 4.2%를 기록했다. 가계와 기업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도 4%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기대인플레이션 상승률은 지난 8월 4.3%, 9월 4.2%, 10월 4.3%를 기록했다.

그는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내년 1분기까지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국내외 경기 하방압력 증대 등에 따른 하방 리스크와 고환율 지속, 주요 산유국의 감산 규모 확대 등에 따른 상방 리스크가 혼재해 있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은은 이달 24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선 한은이 마지막 금통위에서 현재 연 3.0% 수준인 기준금리를 3.5%로 인상할 것이란 전망과 인상 폭이 0.25%포인트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예고한 가운데 5%대의 고물가와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금통위의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전제조건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다만 강원도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로 단기 금융시장에 자금경색 우려가 확대되면서 한은이 금리 인상폭을 조절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