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시총 상위 10위권 턱걸이…카카오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성장주가 연일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코스피 시총 순위 상위권을 이탈했다. 반면 2차 전지 업종이 이들의 빈자리를 채워가는 모습이다. 

   
▲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사진=국민은행 제공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국내 코스피 상위 10개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는 848조652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959조8147억원) 대비 12%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코스피 낙폭(21.57%)보다는 조정폭 크지 않았지만 순위 변동은 눈에 띄었다.

특징적인 건 유동성 장세에서 주목받던 대표 성장주인 플랫폼·게임주가 급락했다는 점이다.빅테크 기업들은 지난해 투자 시장에서는 인기몰이를 하며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 기조에 성장주 프리미엄이 줄었고, 투자 심리 역시 급격히 얼어붙었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코스피 시총 3위에 자리했었지만, 지난달 27일과 28일에는 10위권 밖으로 밀려 났다. 시총 역시 지난해 말(62조925억원)과 비교하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34조1222억원이 증발하는 등 반토막이 났다. 

카카오는 일찍이 시총 10위권에서 이름을 뺐다. 전날 종가 기준 카카오는 시총 22조5778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1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네이버와 시총 3위 자리다툼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 수준이다. 

이들 빅테크 성장주의 몰락은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수순을 밟으면서 가속화됐다. 리오프닝으로 하늘길이 열리고 소비자들의 외부 활동이 늘어나며 실적이 곤두박질친 것이다. 여기에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도 실적 부진에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카카오의 경우 임원진의 주식 먹튀 논란과 최근 판교 데이터 센터 화재 등으로 소비자의 신뢰까지 상실하며 더욱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이들이 빠진 자리를 채운 건 2차전지주였다. 2차전지 제조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올 1월 증시에 입성함과 동시에 시가총액 2위 자리를 꿰찼다. 삼성SDI 역시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총 7위 자리에 머물렀지만 전일 기준 5위까지 뛰어 올랐다. 

미국이 최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2차전지 소재 탈중국화를 선언한 가운데 전기차 시장 성장 기대감과 함께 2차전지주의 수혜도 이어질 것으로 여겨지는 영향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산업에서 중국은 적어도 미국 시장에서 견제를 받고 있어 일본이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한국 소재 업체들이 부각될 수 밖에 없다”면서 “한국 배터리 업체 중 이미 준비가 돼 있는 업체는 IRA를 계기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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