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 이남 향해 20여발 미사일 발사한 지 하루만 북한 또 미사일 도발
계속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여당 내에선 '독자 핵무장론' 다시 거론
NPT탈퇴·한반도비핵화 원칙 파기 등은 부담...'확장억제' 모색 주장
[미디어펜=이희연 기자]북한이 3일 또다시 장거리탄도미사일을 쏘아올렸다. 지난 2일 한반도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 우리 영해를 향해 20여 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데 이은 추가 도발이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위한 명분 쌓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당 내에서는 '독자 핵무장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북한 핵위협이 날로 고도화 되는 상황에서 '자체 핵무장론'은 이론적으로는 완벽한 대응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독자적 핵무기 개발을 위해서는 핵확산방지조약(NPT) 탈퇴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파기해야 하는 등 국제사회의 엄청난 반발을 감당해야 한다. 따라서 자체 핵무장보다는 '확장 억제' '핵 공유' 등의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지난 2일 북한의 NLL 이남 탄도미사일 발사 등 군사행동 감행에 "궁극적으로는 핵무장을 통해 공포의 균형을 이뤄야만 북한 도발을 막아 이 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지킬 수 있다"라고 밝혔다. 유승민 전 의원은 "재래식 무기만으로는 북핵을 막을 수 없다. 우리 힘으로 게임체인저(game changer)를 확보해야만 한다"라며 독자적 핵무장을 시사했다. 

   
▲ 북한이 3일 또다시 장거리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렸다./사진=합동참모본부

여당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독자 핵무장론'에 대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3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당장 1~2년 내에 무조건 핵무장을 한다고 하면 그건 쉽지 않겠지만 한 걸음 한 걸음씩 NPT를 먼저 탈퇴하고 조건부로 '독자 핵무장'을 계속 진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라며 "만약 북한이 또다시 7차 핵실험에 나선다면 우리는 NPT 탈퇴라든가 핵무장론으로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정 센터장은 "일각에서는 NPT를 탈퇴하면 한국이 국제사회 제재를 받아서 경제가 무너질 거다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건 좀 근거 없는 얘기"라며 "북중러는 다 핵을 갖고 있다. 한미일의 구도에서 보면 운동장이 한미일에 불리하게 기울어져 있는 거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려면 한국과 일본이 핵을 갖는 게 이제 필요하다. 그 중 한국이라도 핵을 가지면 북한 핵을 확실하게 견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NPT 조항 10절에 보면 한 국가가 심각한 안보 위기에 직면하면 NPT를 탈퇴할 수 있다고 그 권리를 보장을 하고 있다"라며 "김정은이 전술력 가지고 남한의 군사 시설을 타격하는 모의 연습까지 했기 때문에 한국은 NPT를 탈퇴할 명분이 충분히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북한의 핵 위협 하에 놓여 있다는 건 전 세계가 다 아는 사실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반면 곽길섭 전 국정원 북한분석관은 "사실 핵무장이 가장 좋다. 그런데 핵무장은 우리가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지 않나"라며 "NPT 체제에서 그걸 부정해야 하고, 자위권 차원에서는 탈퇴할 수 있다고 하지만 후속적으로 우리가 입는 경제 외교적 손실이 크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독자 핵개발은 당연히 옵션 중에 하나로 가지고 논의를 해 나가되, 실질적으로는 미국과의 '확장 억제력 강화'와 우리의 자주 국방 능력을 더 배가 시키고 김정은이 위협을 느낄 수 있는 대량 응징 보복 차원에서의 전력들을 좀 더 증강시켜 나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핵보유에 대해서도) 검토를 해 나가야 될 사안이다. 지금 당장 우리 자체 핵무장을 얘기 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 국민의힘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1월 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합동참모본부(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일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우리 영해 근처로 4차례에 걸쳐 25발 가량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퍼부었다. 또한 이날 북한은 동해 해상완충구역으로 100여 발의 포병사격도 가했다. 이는 9·19 군사 합의 정면 위반이다. 미사일 방향이 울릉도 근해로 알려지면서 울릉군에는 공습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3일 오전 또 다시 고강도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최고 고도 약 1920㎞, 최고 속도는 마하 15(음속 15배)로 약 760㎞를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탄도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하면서 일본 정부가 미야기(宮城)현 등 일부 지역에 피난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이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은 이날 "핵보유국 북한과의 대치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며 "북한을 억지할 수 있는 압도적 군사 역량을 갖출 때만 우리는 전쟁을 막을 수 있다. 우리 군은 결연하게 응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지난 2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정말 구제불능 집단"이라고 맹비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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