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시간) 한국의 이태원 참사를 언습하며 “한국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 27년 동안 무엇을 배웠는지 의문을 품게 됐다”고 보도했다.

WP는 이날 삼풍백화점 붕괴를 언급하며 “삼풍 참사는 한국의 현대화에 대한 열정이 하청업체와 정부 관리들이 안전에 대한 비용을 절감하게 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1995년 6월 서울 서초구 삼풍백화점이 붕괴해 502명이 숨진 참사다.

   
▲ 지난 10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10월 30일 오후 희생자의 명복을 기리는 꽃다발이 놓여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WP는 “당시 백화점 경영진과 건설사가 수익 증대를 위해 안전 수칙을 위반하고 건물을 불법 증축했으며 경영진은 붕괴 직전 벽 균열 조짐을 보고 받고도 영업을 진행했다”며 “참사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으나 그렇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이태원 참사 역시 예방 가능했다는 점에서 삼풍 참사와 비슷하다”며 “27년이 흐른 지난주 서울 이태원 인근에서 군중 충돌로 150명 이상이 사망했는데 이는 삼풍 붕괴 이후 서울에서 가장 피비린내 나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군중 충돌이 심각해지기 몇 시간 전부터 긴급전화가 쇄도했으나 경찰은 이를 무시했다”며 “경찰 측은 이태원에 약 10만 명 인파가 쏟아질 거라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 137명 경찰을 배치했다고 비난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데 대해 실수를 인정했고 한국 고위 관리들도 이에 사과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라 다시 한번 다짐했는데 이는 1995년 전임자들이 했던 것과 같다”고 말했다.

WP는 “삼풍 참사는 급부상 중인 한국 경제력에 대해 경종이었던 것처럼 이태원 참사는 오스카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 방탄소년단(BTS)과 같은 세계적 팝스타 덕분에 전 세계 문화 중심지로서 한국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운데 찾아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5일 오후 6시 기준 사망자는 156명, 부상자는 197명이다. 부상자 197명 중 중상은 33명이고 경상은 164명이다.

사망자 156명 중 내국인은 130명, 외국인은 26명이다. 이중 내국인 129명, 외국인 17명 등 총 136명에 대한 발인·송환이 완료됐다. 나머지 1명은 빈소 안치, 9명은 송환 대기 중이다. 부상자 197명 중 24명은 입원 중이며 173명은 귀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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