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호주 시라서 흑연 장기 공급 체결
삼성SDI, 간펑리튬 지분 매각…미국선 공장 조기 착공
SK온, FTA 체결국 칠레 SQM과 리튬 구매 계약 맺기도
[미디어펜=박규빈 기자]국내 배터리 업계가 미국에서 시행을 앞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을 의식해 중국 의존도를 낮춤과 동시에 전세계로 공급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배터리 3사는 배터리 원료와 관련, '탈 중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됨에 따라 기업들의 원재료 공급망 다변화 능력이 미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기준으로 급부상해서다.

   
▲ 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들이 전기차배터리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 LG에너지솔루션, 호주캐나다 등 원료 공급선 다변화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0일 호주 시라(Syrah Resources Limited)와 천연 흑연 공급 업무 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2025년부터 양산하는 천연 흑연 2000톤을 우선 거래하고, 이를 기점으로 협력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말까지는 세부 내용을 협의해 최종 공급 계약을 체결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배터리 핵심 소재 중 하나인 흑연의 중국산 비율은 70.4%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 흑연 매장지인 아프리카 모잠비크 광산을 보유한 시라는 내년부터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생산 공장을 세워 운영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시라가 생산하는 흑연을 공급 받는 만큼 원재료에 관한 대(對)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캐나다 광물업체 일렉트라·아발론·스노우레이크와 각각 업무 협약을 통해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황산 코발트·수산화 리튬 등을 공급받기로 했다.

   
▲ 리튬./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캐나다 광물업체 일렉트라·아발론·스노우레이크와 황산 코발트 7000톤·수산화 리튬 25만5000톤을 공급받기로 했다. 이 밖에도 △캐나다 시그마리튬 리튬 정광 69만 톤 △미국 리튬 생산 업체 컴파스 미네랄이 2025년부터 7년간 생산하는 탄산ž 수산화 리튬의 40% △독일 벌칸에너지 수산화 리튬 4만5000톤 △호주 라이온타운 리튬 정광 70만 톤 등을 확보한 바 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부회장)은 "당사는 핵심 광물 업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최고 수준의 품질·비용·공급 시간(QCD, Quality-Cost-Delivery)'를 제공해 고객이 가장 신뢰하는 수익성 넘버 원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PRiMX' 배터리/사진=삼성SDI 제공

◇ 삼성SDI, 과감한 탈 중국 정책 선봬

삼성SDI는 더욱 과감한 탈 중국 정책을 전개했다. 지난 9월 22일 삼성SDI는 세계 1위 리튬 공급 기업 간펑리튬의 주식 2374만5600주(1.8%) 중 1662만2000주를 매각했다.

전기 생성·충전 역할을 맡는 리튬은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4대 핵심 소재로 통하는데, 전기 자동차 생산 비용 중 약 40%를 차지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어나자 리튬 가격도 폭등했다. 지난 3일 기준 톤당 리튬 가격은 1억 원을 상회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삼성SDI가 간펑리튬의 지분을 시장에 내놨다는 사실은 IRA발 공급망 규제 이슈가 중차대함을 의미한다. IRA에는 전기차에 탑재할 배터리에 미국·캐나다·멕시코와 자유 무역 협정(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제조 또는 북미에서 재활용된 광물을 일정 비율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존재하며, 연내 세부 지침이 나올 전망이다.

내년에는 40%이지만 매년 10%씩 상향해 2029년부터는 80%까지 그 비중이 상향된다.

이와 동시에 스텔란티스와는 인디애나주에 25억 달러(한화 3조5132억5000만 원)를 공동 투자해 23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당초 해당 공장은 북미산 주요 부품에 관세 혜택을 적용해주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발효되는 시점인 2025년 7월을 감안, 같은 해 1분기부터 가동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한 IRA가 내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착공 시점을 앞당겨 2024년 말 공장 가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 SK온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배터리 공장./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 SK온, 칠레 등과 손잡아, 중장기 파트너십 체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자회사 SK온 역시 북미 시장 대응력 제고 차원에서 지난 4일 칠레 SQM과 리튬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리튬 추가 공급 △생산 시설 투자 검토 △폐 배터리 재활용 등 중장기 파트너십을 위한 협력 관계 구축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로써 SK온은 당장 내년부터 2027년까지 SQM으로부터 고품질 수산화 리튬 총 5만7000톤을 공급받게 됐다. 이는 전기차 약 120만 대에 들어갈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SK온이 리튬 원산지로 칠레를 낙점한 것은 미국과 자유 무역 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로, IRA 요건 충족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SQM은 향후 공급 물량 확대도 가능해 SK온의 글로벌 공급망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진교원 SK온 COO는 "이번 계약은 글로벌 생산 확대를 뒷받침하고 대외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사업 전략의 일환"이라며 "뛰어난 품질과 신뢰성이 검증된 SQM과의 협력으로 당사의 핵심 광물 공급망이 더욱 강화됐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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