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원내대표 "명백한 사과 안하면 국회 모욕죄로 고발"…김 수석 "죄송"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8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가 대통령실을 국정감사하던 도중, 이에 임한 대통령실 참모진 사이에 "웃기고 있네"라고 쓰인 메모가 포착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날 국감장에서 이데일리는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앞에 놓인 메모지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힌 장면을 사진으로 포착했다.

당시 포착된 순간은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김대기 비서실장에게 '10.29 참사'와 관련해 질의를 하던 중이었다.

이데일리는 이후 이 메모를 김은혜 홍보수석이 펜으로 지우는 장면도 포착했다고 보도하고 나섰다.

   
▲ 11월 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왼쪽부터)김성한 안보실장과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이러한 점이 알려지자 사태는 일파만파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메모를 작성한 사람이 누군지 밝혀서 국감장에서 퇴장시켜 달라"고 주호영 국회 운영위원장에게 요청했고, 이에 주호영 위원장이 누가 작성했는지 묻자 김은혜 수석은 "강 수석과 사적인 대화를 나누다 적은 메모인데 혹시나 의원들의 질의 내용에 대한 것으로 비춰질까 우려돼 지웠다"고 해명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국회 모독"이라며 "이게 진짜 웃기고 있는 자리야? 주 위원장이 먼저 자백을 받고 명백하게 사과하지 않으면 국회 모욕죄로 고발 조치하고 퇴장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김 수석은 이어 "의원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게 오해 빚은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국감 진행 상황과 관련한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재차 해명했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이런 부분은 아니었다"며 "사적으로 오간 얘기다, 행여 국감장에서 이렇게 비춰진 부분 진정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강승규 수석 또한 이날 김 수석에 이어 "사적 대화를 제 메모지에 나누고 지워버린 것이다, 제 메모지가 옆에 있어서 어제 일 가지고 얘기하다가 한 것"이라며 주 위원장이 사적 대화 내용을 밝힐 수 있냐고 묻자 "사적 대화를 공개할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강 수석은 이어 "공적 대화가 아니고 사적 대화"라며 "어제 둘이 나눈 해프닝"이라며 힘주어 말했다.

다만 강 수석은 주 위원장이 마지막 발언 기회를 주자 "어제 나눈 대화에 대해서 김은혜 수석과 한두 마디 하면서 필담으로 한 것이, 바로 지운 건데 이 부분이 엄중한 국감장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재차 사과하고 나섰다.

메모의 당사자인 강득구 의원실은 이날 오후 본보의 취재에 "현재 어떻게 대응할지 당에서 논의 중"이라며 "회의를 재개하면 재차 문제 제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