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18 전후해 '다음'의 반정부 선동은 이미 도 넘어

한국사회 혼란을 부채질하는 숨은 주범은 단연 인터넷 대형 포털이다. 무법자 공룡으로 성큼 진화한 대형 포털의 정상화 없이 사회안정은 없다. 신문법상 언론도 아닌 것이 '언론 위의 언론'으로 군림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들은 24시간 내내 정권을 공격하는 뉴스만 전면배치한다. 지식정보의 콘텐츠를 어지럽혀 놓은 채 젊은이 심성마저 황폐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이 문제를 '견제 받지 않는 공룡 대형포털의 문제점'이란 제목 아래 평론가 조우석이 상하 두 차례로 나눠 점검한다. 첫째 올해로 35주년인 광주 5‧18을 전후한 3일 동안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모바일)의 뉴스 편집행위를 분석, 이들의 '장난질'을 추적했다. 둘째 이걸 어떻게 정상화할까 하는 문제는 후속 글에서 다룬다. <편집자 주>


견제 받지 않는 공룡 대형포털의 문제점(상)

   
▲ 조우석 문화평론가
올해로 35주년을 맞는 광주 5·18을 전후한 72시간 3일 동안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모바일)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쟤네들의 입맛에 딱 맞는 광주 5·18이란 소재를 포털이 어떻게 다루고 장난을 치는가를 실시간으로 체크해 본 것이다.

필자의 문제의식은 이렇다. 국민 다수가 신문-방송에 못지 않게 압도적으로 대형포털(모바일 포함)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관행은 10년을 훌쩍 넘겼지만, 지금의 상황이 결코 정상이 아니다. 법률로나 실제 내용상으로 대형포털은 문제가 수두룩하다. 우선 포털은 법률상 언론이 아니며, 인터넷 신문도 못된다.

단지 언론사로부터 제공 받은 기사를 배열해 먹고 사는 '인터넷뉴스서비사업자'에 불과한데, 덩치가 커지고 영향력이 막대해졌다는 이유로 난폭하게 행동한다. 특히 정치적 좌편향이 도를 넘었다. 문제는 저들이 정치적으로 중립인 매체라고 여기는 이들이 너무 많아 그 '검은 가면'을 벗겨야 한다는 점이다.

광주 5·18을 전후한 3일 동안 포털을 관찰해보니…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광주 5·18을 전후한 3일 동안 포털을 관찰해본 것인데, 결과는 가관이었다. 저들은 역사 왜곡에서 반정부 선동-체제부정까지 서슴치 않았다. 우선 5·18 하루 전날. 모바일 다음은 눈에 잘 띄는 메인기사에 감성팔이 제목을 올려놓은 채 손님을 모으고 있었다.

"눈물의 5·18 추모제…광주정신을 후손들에게". 몇 시간 뒤 열릴 전야제 이전부터 슬슬 분위기 잡기에 들어가는 예고편(오후 2시 15분경 게재)이었는데, 5·18묘지를 찾은 이들의 스케치로 열기를 끌어올렸다.
현지 발 연합뉴스로 된 이 기사는 계엄군이 미니버스에 탔던 민간이 18명에게 어떻게 무차별 사격을 했는가를 흥분된 어조로 다뤘다. 국가보훈처가 내건 현수막이 찢기고 철거됐다는 얘기도 다루며 공권력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당연히 253개 댓글의 표정이 험악해질 수밖에 없다.

"수 백명을 죽인 전두환이 예우 받으며 골프나 치러 다니는 나라"가 추천수 1위를 기록했다. 밑의 댓글 중에 "광주사태는 언제나 그 진실이 밝혀질까?"가 있다. 지금까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과거사위원회가 대체 몇 번 열렸고, 나올 건 이미 다 나왔는데도 이런 헛소리를 반복하다니!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저녁이 되기도 전에 다시 후속기사를 전야제 취재 기사로 바꿔 달았다. 벌써 난리가 났고, 광주 현지는 흥분모드라는 걸 이 기사는 애써 보여주려 했는데, 제목은 이렇다.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 욕설-물세례에 도중 철수".

   
▲ 다음은 5·18 전야제와 관련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 욕설-물세례에 도중 철수"라는 제목으로 흥분된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사진=YTN 캡처
이건 다음날 신문에 보도된 대목이기도 한데, 굴비처럼 달린 댓글만 수 백개. 내용은 욕설에 삿대질로 범벅이다. 드디어 5·18 당일 새벽인 6시 정각.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메인기사를 '서울광장 노란 물결…노무현 6주기 추모문화제 6000명 운집'으로 바꿔 올리는 기민함을 선보였다. 5·18전투의 시작인 셈일까?

바로 전날 서울에서도 비슷한 성격의 친노 집회가 열렸고, 그래서 이른바 광주정신은 중앙에서도 메아리가 있다는 식의 여론몰이에 나선 셈이다. 막상 기념식이 열리는 당일엔 무얼 가지고 시비를 걸까를 지켜 봤는데, "역시나"였다.

청와대-새누리 이간질에 지역감정도 부추기는 장난질

여야 대표 김무성과 문재인이 기념식에서 정부의 방침을 무릎 쓴 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열렬히 제창(齊唱)했다는 사실을 힘주어 보도했다. 그 기사를 올린 시각이 오후 1시 43분 경. 이 기사는 문재인의 발언도 곁들여 반정부 분위기를 유도하는 걸 잊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는 5·18의 위대한 역사를 지우려고 한다"고 문재인이 현지에서 비판했단다. 청와대와 새누리 사이를 이간질하고, 지역감정도 애써 끌어올리는 쪽이다. 그 밑에 달린 관련기사만 놀랍게도 무려 217건인데, 거의 예외없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못하게 하는 정부 때문에 반쪽 행사가 됐다고 개탄하는 기사들이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걸로 대충 끝이겠지 싶었더니 아니었다. 당일 오후 6시 20분 포털 다음은 한국일보 기사로 메인기사를 도배했다. "5·18이 뭔가요? 학교에서도 잘 안 배워요".
다시 현장을 서울광장으로 옮겨 5·18서울기념사업회가 개최한 '울려라 민주의 종 5.18 골든벨' 행사를 스케치한 것이다. 이 정도면 35돌 맞는 5·18을 통해 다음커뮤니케이션이란 공룡 포털 과연 무얼 선동하려 하고, 한국인의 머리 속에 어떤 정보를 심어주려하는 지가 가늠될 것이다. 못 말리는 민주화 지상주의에 이어 우파 정부는 정말 나쁘다는 마타도어를 반복한 셈이다.

그거야말로 정치적 편향-역사학적 극단이 아닐까? 한국 현대사를 만들어온 두 개의 축이 산업화와 민주화라고 치자. 그런데도 포털은 죽자고 민주화에만 올인한다. 그리고 저들은 사악하기조차한데, 그날 저녁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

   
▲ 다음은 여야 대표 김무성과 문재인이 기념식에서 정부의 방침을 무릎 쓴 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열렬히 제창했다는 사실을 힘주어 보도함으로서 당·청간 지역간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사진=KBS 캡처
전 언론의 좌편향화 유도해 낸 사악한 대형포털

그날 오후 늦게 "고준희부터 이승환까지…스타들의 5·18 기억법"이란 글을 다시 올린 것이다. 이게 연예뉴스를 민주화 감성팔이 수법이다. 가수 이승환의 경우 자신의 SNS 계정에 광주의 그날 영상을 게시했고, 2AM 임슬옹도 SNS계정에 '26년'이라는 짧은 추모 글귀를 올렸다는 식이다.

여기까지다. 다음 커뮤니케이션이 연출하는 광란의 뉴스 폭주 72시간 3일간은 이렇게 종료됐다. 이거 무얼 말해줄까? 웹과 모바일로 뉴스를 소비하는 비율은 이미 90%를 넘어선 지 오래다. 가히 압도적인 수치다.
여기에 밀려 종이신문과 지상파는 게임이 안 되는 수준으로 밀려났는데, 젊은이들은 이렇게 포털이 제공하는 정치적으로 편향된 삼류 기사에 실시각으로 노출된다. 그런 젊은이들의 눈에 한국사회과 박근혜 정부는 과연 정의롭게 비춰질까? 필자는 그걸 오염된 지식정보에 피폭(彼爆)당하는 수준이라고 본다. 이걸 놔두고 한국사회 내일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또 있다. 온갖 매체가 선동언론으로 변질된 지 오래이지만, 가장 악질적인 게 대형 포털이다. 그들은 뉴스 생산은 하지 않지만, 뉴스를 자체적으로 배열하고 편집하는 유사(類似)언론 노릇을 버젓이 하는 중이다.
최악은 연합뉴스를 포함한 거의 모든 언론이 다음과 네이버의 눈치를 보고 '알아서' 좌편향화된 뉴스를 갖다 받치는 구조를 만들어낸 점이다. 그래야 메인기사에 올라가고 게재료도 챙길 수 있으니 끝내 전 언론의 좌편향화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 장난질에 다음 커뮤니케이션이 앞장 서고, 네이버는 다소 낫다고 하지만 실은 오십보백보다. 이들은 지난 2~3년 간 국정원 무력화, 군(軍)이나 해경 등 국가기관 불신 조성, 대한항공 조현아 회항 논란에서 극대화된 반기업주의, 친중 친북 반일 반미 찬양 등을 마음 놓고 벌인다.

이미 정치사회적 괴물로 자라난 대형 포털을 어떻게 정상화할 것인가는 박근혜 정부를 넘어 한국사회의 공통과제다. 사회여론을 황폐화시키고, 건전한 시민의식을 마비시키는 최대 요소이기 때문인데, 다음 회에 해결과제를 다룬다. /조우석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