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벤투호가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평가전을 어쨌든 승리로 장식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11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 친선경기에서 전반 33분 터진 송민규의 골을 끝까지 지켜내 1-0으로 이겼다.

손흥민(토트넘) 등 유럽파들이 함께하지 못한 가운데 국내파 위주로 이날 평가전을 치른 벤투호는 이제 12일 26명의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확정하고 나면 오는 14일 결전지인 카타르로 떠난다. 대표팀에 선발되는 유럽파들은 카타르 현지로 곧바로 합류한다.

   
▲ 송민규가 선제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유럽파가 빠졌기 때문에 벤투호는 선발 출전 선수들 구성부터 이전 A매치와는 많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조규성(전북) 원톱에 권창훈(상무)과 송민규(전북)가 좌우 날개로 나섰다. 중원에는 정우영(알 사드), 백승호(전북)가 포진하고 홍철(대구FC), 윤종규(FC서울)가 윙백을 맡았다. 김영권(울산), 권경원(감바 오사카), 박지수(상무)가 스리백을 꾸렸고 골문은 김승규(알 샤바브)가 지켰다.

포메이션도 새롭고 선수들간 호흡도 가다듬어지지 않아 한국은 경기 초반 엇박자를 보이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높은 볼점유율로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아이슬란드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해 세대교체를 진행중이어서 전력 자체가 그리 탄탄하지 않은 점도 한국 우세의 한 원인이었다.

수비라인을 끌어내린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한국은 조규성과 송민규, 권창훈의 활발한 움직임을 중심으로 계속 기회를 엿봤다. 전반 18분 백승호의 슛은 수비에 막혔고, 이어 19분 홍철의 슛은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한국은 전반 33분 선제골을 뽑아냈는데, 이날 경기를 통틀어 가장 멋진 장면이 연출됐다. 권창훈이 찔러준 전진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라인을 깨고 들어간 조규성이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한 번 접으며 수비를 따돌린 뒤 반대편의 송민규를 보고 택배 크로스를 올렸다. 송민규가 찬스를 놓치지 않고 정확한 헤더로 아이슬란드 골문 모서리에 꽂아넣었다.

송민규는 13번째 A매치 출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고 활짝 웃었다.

리드를 잡은 한국에 큰 악재가 발생했다. 전반 38분 수비수 박지수가 상대 발을 밟으며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당했다. 고통을 호소한 박지수는 코칭스태프에 업혀나왔고, 급히 몸을 푼 조유민(대전)이 교체 투입됐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한국은 후반 들며 권창훈, 백승호를 빼고 나상호(FC서울)와 손준호(산둥 타이산)를 투입했다. 나상호는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 진영을 휘젓고 다녔고, 손준호는 넓은 시야로 좌우로 패스를 보내 아이슬란드의 밀집 수비를 흐트리기 위해 애썼다.

   
▲ 교체 투입된 오현규가 상대 선수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선수 점검과 전술 체크, 그리고 추가골이 필요했던 벤투 감독은 후반 14분 윤종규 대신 김태환(울산), 후반 26분에는 조규셩과 홍철 대신 오현규(수원 삼성)와 김문환(전북)을 투입했다.

한국은 빌드업에 치중하면서 슛 찬스를 만들어 나갔지만 결정력과 정확도가 떨어져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다. 후반 35분 나상호의 돌파에 이은 땅볼 크로스로 오현규가 완벽한 찬스를 잡는 듯했지만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슛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답답한 공격이 이어지던 중 벤투호에 또 하나 악재가 더해졌다. 정우영이 다리 쪽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며 스스로 경기장을 벗어났다. 이미 6장까지 허용된 교체카드를 모두 쓴 한국은 선수를 투입하지 못한 채 10명으로 남은 시간을 싸워야 했다.

수적 열세로 한국이 수비에 신경을 쓰느라 공격 빈도가 줄었고, 아이슬란드의 반격도 예리하지 못해 경기는 그대로 1-0 한국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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