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경인아라뱃길 유람선 내년 운항…10년 만에 재추진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서울시가 서해와 한강을 연결, 여의도에 국제여객터미널 '서울항'을 만드는 사업을 약 10년 만에 다시 추진한다.

서울시는 한강의 물길을 열어 관광 자원화, 동북아 관광허브로 도약하고자, '세계로 향하는 서해뱃길' 사업을 본격화하고, 오는 2026년까지 여의도에 서울항을 조성한다고 14일 밝혔다.

이 사업의 핵심은 지난 2010년 지역관리무역항으로 지정된 바 있는 여의도에 국제여객터미널 기능을 갖춘 서울항을 만들어, 한강에서 서해, 동북아시아를 잇는 서해뱃길의 활용 가치를 높인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10년 '한강 르네상스' 사업과 연계 서울항 조성을 추진했었다. 

김포에서 용산까지 대형 여객선이 운항할 수 있는 뱃길을 만들어 '경인아라뱃길'과 연계한다는 구상이었고, 용산과 여의도에 여객선이 정박할 수 있는 항구를 만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하지만 2012년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하면서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사업은 백지화됐다.

   
▲ '서울항' 개념 조감도/사진=서울시 제공


10년 만에 재 추진하는 서해뱃길 사업은 크게 2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1단계로 올해 한강과 경인아라뱃길을 오가는 유람선 시범 운항을 시작했고, 내년에는 정기 운항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9월 1000t급 선박이 다닐 수 있도록, 한강 갑문 인근의 수심을 3.5m로 확보했다.

내년에는 정기 운항에 맞춰 선박 길이가 약 66m인 1000t급 유람선이 여의도 선착장에 정박할 수 있게, 현재 65m인 여의도 선착장을 95m로 확장할 예정이다. 

지금은 경인아라뱃길에서 출발한 유람선이 여의도에 정박하지 못하고 회항하고 있는데, 서울시는 90m 이상의 선착장이 확보되면 유람선이 배를 댈 수 있어, 관광 편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단계는 여의도에 국제여객터미널인 서울항을 조성, 2026년부터 가동할 방침이다. 

서울항이 만들어지면 여수, 제주도 등 국내선 항만 기능을 우선 수행하고 추후 세관·출입국·검역(CIQ) 기능을 도입,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를 연결하는 국제항으로 기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서울항이 완성되면 여의도 선착장은 국내선 용도로 활용하거나, 한강의 다른 지역으로 옮긴다. 

서울시는 또 민간자본을 활용, 서울항에 다양한 기능을 도입해 사업성을 높이고, 복합문화관광명소로 만든다는 그림을 내놓았다.

선착장 이외에 여의도 국제금융지구와 연계해 국제회의장, 수상호텔 등을 신축하고, 노을전망대 등 관광자원을 확보하며 면세점, 보세창고 등도 짓는다.

서울시는 내년 중 타당성 조사 용역으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수립하기로 했다. 

유람선이 다닐 때 주변 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검토하고, 서울항 조성과 연계해 한강의 수심, 교량의 높이, 교각의 간격 등에 맞는 맞춤형 선박의 최대 제원을 산정하는 작업도 이뤄진다.

한강에서 서해를 거쳐 중국 칭다오, 상하이 등 국내·외 관광지를 운행할 수 있는 선박을 민간에서 건조할 수 있게, 기준을 제시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서울항에서 한강 변 주요 관광지를 오가는 수상교통체계를 구축하고, 서울의 주요 관광지를 서울항과 연결, 인천에서 대형 크루즈 관광객이 한강을 통해 서울을 방문할 수 있는 '선셋크루즈' 등 관광상품 개발도 추진한다. 

윤종장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세계로 향하는 서해뱃길 사업은 '3천만명 관광도시 서울'을 견인하는 새로운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여가생활에 관한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서울시민을 비롯한 국내·외 관광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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