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서 입지 확보 난항…스웨덴 남성, EU서 흡연 따른 폐암 발생률 최저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전자담배를 비롯해 궐련형 담배를 대체하는 비연소 제품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으나, 머금는 담배는 국내 시장에서 발을 붙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연익 아이러브스모킹 대표는 14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머금는 담배가 국내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한 것은 궐련형 제품의 7배에 달하는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궐련형 담배는 1갑 기준 소비세와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등 2914.4원, 머금는 담배는 담배소비세만 해도 한 통에 5000원이 넘는 등 1만9000원 수준의 세금이 붙는다. 무게를 기준으로 세금을 책정한 탓이다.

머금는 담배는 소량의 담뱃잎이 담긴 파우치를 입술과 잇몸 사이에 끼워 니코틴을 흡입하는 방식으로, 태우지 않기 때문에 연기·냄새·타르 등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파우치 1개당 20~30분 가량 흡연이 가능하고, 니코틴 패치 보다 함량이 유사하거나 낮은 것도 특징이다. 다만, 착색을 비롯한 부작용은 있다.

세계의학협회(WMA) 의장을 지낸 앤더스 밀튼 박사는 "스웨덴 남성의 12~15%가 매일 머금는 담배를 사용하고 있으나, 유럽연합(EU)에서 흡연으로 인한 폐암 발생률이 가장 낮다"면서 "일반 담배 흡연자가 5%에 머무는 등 암을 유발하지 않는 담배를 피는 것이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머금는 담배도 건강 제품은 아니지만, (사용하는 제품을 전환하면) 손주들이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니코틴을 흡수하는 방식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궐련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대안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머금는 담배는 층간흡연을 비롯한 간접흡연 문제 해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 스웨덴 등에서 주목 받는 제품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폐암·구강암·뇌졸중 등에 대한 위해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 앤더스 밀튼 박사가 14일 아이러브스모킹의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스웨덴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줌 캡쳐

일본과 스웨덴도 이같은 측면에 착안해 머금는 담배에 대해 15g 기준 1000원 안팎의 세금을 부과하는 반면, 보건복지부는 '위해성 경중에 따라 차별적으로 담배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는 앞서 "덜 해로운 제품으로의 전환하는 길을 막아, 결국 국민건강을 저해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합리적 이유 없이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헌법상 조세평등주의 및 평등원칙을 위반한다는 점에서 위헌 소지마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액상형 전자담배도 비슷한 이유로 과도한 세금이 매겨지고 있는 것을 보면 정부와 국회가 제품 특성 및 흡연자들의 입장에 대해 오해하는 면이 많은 것 같다"면서 "궐련형 담배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것을 고려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아이러브스모킹은 국내 최대 흡연자 단체로,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단체명을 '아이러브토바코'로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제품을 사용하는 인원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담배를 소비하는 행위가 '스모킹'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머금는 담배를 국내 시장에서 유통할 의사가 없다는 것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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