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최대 항공 시장 발판으로, 아세안과 글로벌 AAM 생태계 확장 계획
인니 지리적 이점 활용해 상용화 앞당겨…아세안 공략 전초기지 가능성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신남방정책이 자동차에 이어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까지 확대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신흥 전략기지인 인도네시아는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아세안 AAM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많은 섬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의 지리적 특성은 AAM 수요를 이끌어 상용화를 앞당기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현대차그룹이 ‘CES 2020’에서 공개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 이미지.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지난 14일 경제단체 및 기업간 글로벌 협의체 'B20 서밋 인도네시아 2022' 기간 중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인도네시아 신수도청과 MOU를 체결하고 인도네시아에 AAM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인도네시아 신수도청은 인도네시아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누산타라로 이전하는 업무를 총괄하는 정부 조직으로 올해 3월 신설된 곳이다. 

이날 협약식에는 AAM본부장인 신재원 사장과 인도네시아 밤방 수산토노 신수도청장 등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MOU는 인도네시아가 추진 중인 수도 이전에 발맞춰 신수도의 스마트 모빌리티 시스템 실현을 위한 AAM 선제 도입을 목표로 이뤄졌다.

현대차그룹은 신수도청과의 업무 협약을 통해 신수도 내 AAM 적용 계획을 수립하고 지상-항공 통합 모빌리티 개념을 검증하며, AAM을 시험 비행하는 등 AAM 생태계를 운영하는 실증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밤방 수산토노 인도네시아 신수도청장은 "신수도에 AAM을 도입하는 것은 인도네시아의 '살아있는 실험실'로서 배움과 노동, 라이프스타일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다는 신수도청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며 "현대차그룹과 협력해 신수도를 지속가능한 스마트 시티로 건설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동남아 최대 항공 시장인 인도네시아는 1만8000개 이상의 섬으로 이뤄져 있어 육로 교통이 발달하기 힘든 지리적 특성을 갖고 있다. 또한 수도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의 수준 높은 항공 인프라 및 기술 역량을 활용해 AAM 생태계를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AAM을 통한 섬 거주민들의 이동 편의성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의 성과를 발판으로 향후 아세안 지역을 넘어 글로벌 AAM 생태계 조성에까지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재원 사장은 "현대차그룹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하고 혁신적인 AAM 항공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통해 인류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MOU는 현대차그룹의 비전과 약속을 구현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과 RAM(지역 간 항공 모빌리티)을 아우르는 AAM 개발 로드맵을 발표하고 친환경 항공 모빌리티 기체를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항공 독립 법인인 슈퍼널을 통해 2028년 미국에서 UAM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30년 이후 RAM 기체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 현대차그룹이 슈퍼널을 통해 올해 7월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공개한 UAM 인테리어 콘셉트 모델.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준공된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를 포함한 다양한 제품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을 선도하는 한편,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자동차 수출의 허브로 도약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현지 제조업체에 부품 수입관세와 사치세 면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정부에서 사용하는 차량도 2021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1만 대 이상, 총 13만여 대를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총 자동차 판매량 중 순수 전기차 비중을 20%로 늘리고, 2050년부터는 전기차에 한해서만 신규판매를 허용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 진출 브랜드 중 첫 현지 생산 전기차인 아이오닉5를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전기차 리딩 브랜드로 성장하고, 2024년 배터리셀 합작공장 양산 본격화와 함께 인도네시아를 넘어 아세안 지역에서 확고한 전기차 리더십을 구축할 계획이다.

실제로 아이오닉5는 출시와 함께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인도네시아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454대 중 아이오닉5가 395대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런 기술력과 현지 스킨십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의 AAM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나아가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의 현지 업체들과 함께 원자재 확보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앞서 지난 13일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 컨벤션센터에서 아다로미네랄과 알루미늄 공급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대차는 최근 글로벌 전동화 시장 확대에 따라 자동차 제조용 알루미늄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대외 변수에 따른 공급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알루미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아다로미네랄과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알루미늄 생산 및 공급에 관한 포괄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원자재 수급 다변화를 위해 보다 안정적인 제품공급이 가능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서도 인도네시아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대차는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친환경 미래 리더십 확보를 위한 협업 분야를 지속적으로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 배터리셀 합작공장 착공 등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인도네시아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이번 알루미늄 공급 관련 협력이 시너지를 발휘하며 인도네시아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