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인간극장'에서 소개된 할망들의 이야기에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오전 방송된 KBS1 '인간극장' 3부는 '할망들은 그림이 막 좋아' 편으로 꾸며졌다.

그저 농사짓는 할머니로만 살아오던 이들은 어느 날 진짜 '그림 맛'을 알게 되면서 캔버스 위에 자신들의 지나온 삶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선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라 하여 '선흘'이라 이름 붙은 곳. 동백동산으로 유명한 제주 선흘마을 할머니들이 바로 그들이다. 

지난해 서울에서 그림 선생이 이사 오면서 역사는 시작됐다. 제일 먼저 홍태옥(86) 할머니가 붓을 들었고 뒤를 이어 동갑내기 친구 강희선(86) 할머니가, 그리고 조수용(93), 고순자(84) 등 다른 할머니들이 하나둘 합류했다. 그렇게 모인 '그림 할망'들은 모두 아홉 명이다. 

올해 5월부터 본격적인 그림 수업이 시작되었으니 이제 겨우 5개월 남짓. 할머니들이 그리는 그림은 사실 대단한 것은 아니다. 열무 한 단, 팬티 한 장, 신고 다니던 신발 두 짝을 그렸을 뿐이지만 그 소박한 그림은 어떤 유명 화가의 작품보다 큰 울림을 준다. 특히 그림 옆에 적힌 한마디 짧은 글들은 화룡점정. 삐뚤빼뚤 글씨는 서툴고 맞춤법도 맞지 않지만 그 속에 녹아있는 삶의 이야기들이 가슴을 적신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식구는 많고 살림은 어려우니 학교라곤 초등학교도 갈까 말까, 게다가 4.3사건을 거치며 아픈 역사를 온몸으로 살아냈던 할머니들은 한 번도 자신을 위해 써보지 못했던 시간을 이제야 만끽하고 있다. 호미 대신 붓을 잡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 사진=KBS1 '인간극장' 스틸컷


이날 3부에서 할머니들이 도착한 곳은 서귀포의 한 미술관. 반평생 축사에서 일했던 희선 할머니에게는 무엇보다 소 그림과 작품들이 기대되는 순간. 그런데 갑자기 수용 할머니가 실종됐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한편 전시회 준비 겸 회의를 하다가 고순자(84) 할머니 집으로 온 그림 선생님. 순자 할머니는 가장 늦게 그림을 그렸지만 실력만큼은 일취월장이다.

다음 날, 태옥 할머니 집에는 아들이 찾아온다. 바로 며느리가 직접 깜짝 선물을 준비한 것. 그림과 함께 찾아온 선물들이 더없이 기쁜 태옥 할머니. 전시회 초대장을 쓰고 친구를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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