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대부업계 유동성 위기로 번져…FTX 의존도 큰 거래소도 파산 준비 중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세계적인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보호 신청 후폭풍이 거세다. 가상자산 대부업체 큰손 제네시스 트레이딩을 비롯해 몇몇 업체들이 신규 대출과 환매를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 세계적인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보호 신청 후폭풍이 거세다. /사진=미디어펜


1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가상자산 대부업계 큰 손인 제네시스 트레이딩(이하 제네시스)은 신규 대출 및 환매를 일시 중단했다. 

제네시스는 “FTX 파산으로 회사의 유동성을 초과하는 대규모 인출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변호사와 전문 재정 고문과 협의해 일시적으로 환매 및 신규 대출을 중단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FTX의 파산 보호 신청에 놀란 투자자들이 제네시스에서도 대거 예금을 인출하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제네시스는 FTX 계좌에 1억7500만 달러(2300억 원)의 자금이 묶여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제네시스는 대출 재개를 위한 솔루션을 찾는 한편 다음 주께 관련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네시스가 대출을 중단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도 고객 자금 상환을 중단했다. 

하버드대 출신의 쌍둥이 형제 ‘윙클보스’가 설립한 제미니거래소는 ‘제미니 언(Earn)’이라는 이자 지급 프로그램에서 제네시스와 협력하고 있다. 

이날 제미니는 ‘언’ 계정의 인출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제네시스가 일시 환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고객들에게 자금 상환이 어렵게 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제미니는 “제네시스 팀과 협력, 고객이 가능한 한 빨리 프로그램에서 자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FTX로부터 한때 자금을 지원받았던 코인 대부업체 블록파이 또한 거래 중지는 물론 파산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파이는 지난주 FTX 관련 불확실성으로 평소처럼 사업 운영이 어렵다며 고객 인출을 중지하는 등 플랫폼 서비스를 제한했다. 

블록파이는 지난 여름 가상자산 가격 폭락 당시 FTX로부터 4억달러(5314억원)을 빌리는 등 FTX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기업이다. 당시 블록파이는 유동성 위기로 파산할 경우 FTX가 블록파이 인수 우선권을 갖는데 합의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FTX가 먼저 파산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FTX 의존도가 높았던 블록파이인 만큼 파산은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FTX 파산은 가상자산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면서 “FTX 및 관계사로부터 투자를 받은 프로젝트들도 연쇄 파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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