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G20·한미일·사우디·네덜란드·스페인 성과 뚜렷하지만 복합위기 여전
긍정 평가 연일 하락세, 핵심지지층 바닥 재확인…MBC·김건희 논란 등 요인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최근 일주일 동안 윤석열 대통령이 전방위적으로 외교 성과를 내고 있지만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대통령 지지율)는 다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우선 지난 14일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리얼미터가 7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0.4%p 상승한 34.6%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도 1.0%p 상승한 63.4%로 확인됐다. 긍정평가가 다소 오르긴 했지만 그 폭 이상으로 부정평가가 커졌다.

문제는 이 조사 이후 발표된 다른 여론조사 모두 하락세라는 점이다.

지난 16일 뉴스핌 의뢰로 알앤써치에 의뢰해 12일부터 1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1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에 비해 1.3%p 하락한 36.9%로 집계됐다.

하루 뒤인 17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4일부터 16일까지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9%다. 2주 전 조사 결과에 비해 2%p 떨어졌다.

   
▲ 윤석열 대통령이 11월 17일 방한한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회담을 마친 후 관저 정원을 함께 걸으며 환담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18일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역시 14일부터 16일까지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61차 정기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주에 비해 2.3%p 하락한 30.5%로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18일 (주)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15일부터 17일까지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에 비해 1%p 하락한 29%로 집계됐다. 다만 이 조사에서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 또한 1%p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5곳 여론조사 결과 모두 '표준오차 범위 내' 증감이라는 점에서 통계상 유의미하진 않다. 하지만 사실상 여론조사 전부 하락세라는 점에서 이 결과들을 무시하긴 어렵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기간 동안 아세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G20 정상회의, 한미일 3국 공동성명, 한미-한일-한중 정상회담, 사우디 왕세자와의 회담, 네덜란드와의 정상회담 등 굵직굵직한 외교 일정이 많았다.

여기서 거둔 실효적인 성과 또한 상당하다는 점에서 의아한 여론조사 결과인 셈이다.

이번 대통령 지지율에 대한 비밀은 한가지로 좁혀진다.

두달전과 마찬가지로, 핵심지지층을 통한 바닥을 다시 확인했다는 점이다.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일정에 야권 및 일부 언론에서 일일이 현미경을 들이대는 상황이다.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 배제 논란 또한 정상회담 주목도만 일부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정상회담 소화하는 막바지에 더불어민주당이 '빈곤 포르노'라고 비판하고 나선 것도 오히려 윤 대통령 지지율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표현이 과해 역풍이 일 수 있다는 전망이 있지만, 이 이슈로 양측이 첨예하게 갈등하면서 오히려 야권 지지자들이 더 결집했다는 분석도 나올 정도다.

대통령 지지율이 30% 안팎으로 고착하면서 윤 대통령이 이 박스권을 탈출하기 위해 핵심지지층의 외연을 어떻게 확장시키고, 이와 맞물려 중도층 민심까지 잡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 정권의 명운을 좌우할 총선까지 아직 1년 넘는 시간이 남아 있다. 시간은 윤 대통령 편이다. 차분하게 지지율 상승의 기회를 기다리고 준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