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투타겸업'으로 메이저리그를 발칵 뒤집어놓은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가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일본대표팀에 참가한다고 선언했다. 일본과 맞붙어야 하는 한국대표팀으로서는 달갑잖은 소식이다.

오타니는 17일(한국시간) 개인 SNS를 통해 "일본 야구대표팀의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에게 대회(WBC) 참가 의사를 전했다"며 "5년 만에 일본 팬들 앞에서 세계 각국의 선수들과 야구할 수 있게 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도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결과적으로 아쉬운 시즌이 됐지만 매일 즐겁게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것도 감사하다. 내년 시즌에도 뜨거운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팬들에게 인사도 전했다.

오타니의 WBC 참가 여부는 그동안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일본이 낳은 최고의 야구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오타니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메이저리거가 된 첫 시즌부터 와오타니는 '이도류'로 명성을 떨치며 신인상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투수로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타자로 타율 0.257에 46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다.

   
▲ 투타 겸업 오타니 쇼헤이가 내년 3월 열리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일본 대표로 출전한다. /사진=LA 에인절스


올해 역시 투타 모두 위력을 발휘했다. 투수로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 타자로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규정 이닝과 규정 타석을 동시에 달성하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지만 리그 홈런 신기록에 빛난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에게 밀려 아쉽게 MVP 2년 연속 수상에는 실패했다. 

오타니의 합류는 일본대표팀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다. 투타 모두 활용 가치가 대단한 선수임이 분명하다.

특히 1라운드에서 일본과 같은 조에 속한 한국으로서는 오타니에 대한 큰 부담감을 안게 됐다. 과거의 아픈 기억도 있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기 전인 2015년 프리미어12에 일본대표로 출전했는데, 투수로 나선 오타니에게 한국은 압도를 당한 바 있다. 오타니는 한국과 개막전에서 선발로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한국과 준결승에서 다시 만났을 때도 7이닝 1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철저히 무력화시켰다.

다만, 오타니가 WBC에 출전하더라도 투타 겸업을 할 지는 미지수다. 메이저리그 시즌 개막 전인 3월에 WBC가 열리기 때문에 체력 관리나 부상을 조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타니는 2023시즌 후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 중요한 시즌을 앞두고 있어 WBC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고 타자로만 전념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내년 3월 도쿄에서 열리는 WBC 1라운드에서 B조에 속한 일본은 한국, 호주, 중국, 체코와 만난다. 만약 오타니가 투수로도 나선다면, 가장 껄끄러운 상대인 한국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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