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현대ENG·롯데건설, '샤힌 프로젝트' EPC 계약
국내 석화산업 사상 최대 규모…울산에 생산설비 구축
해외사업 확대 기대감↑…"중동서 입지 다져 교두보 마련"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건설업계가 ‘제2의 중동 붐’ 실현을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이 손잡고 국내 최대 규모 석유화학사업에 참여한다.

   
▲ 17일 한-사우디 투자포럼이 개최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계약 서명식 이후 양 국 정부 인사들과 컨소시엄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을 주간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지난 17일 에쓰오일이 발주하는 국내 최대 규모 석유화학 프로젝트 ‘샤힌 프로젝트’의 EPC(설계·조달·시공) 업체 선정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계약식은 한-사우디 투자포럼이 개최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됐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칼리드 알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 파이샬 알 이브라힘 사우디 경제기획부 장관을 비롯해 양 국 정부 및 경제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는 국내 석유화학산업 사상 최대 규모다. 울산 일대에 에틸렌, 폴리에틸렌(PE)을 비롯한 석유화학제품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패키지1·2, 롯데건설은 패키지2·3을 수행한다. 내년 초 착공해 오는 2026년 준공 예정이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석유화학 제품 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핵심 설비 ‘스팀 크래커’와 에틸렌을 활용해 폴리에틸렌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인 ‘올레핀 다운스트림’ 건설에 참여한다. 롯데건설은 이를 포함해 에틸렌, 프로필렌을 저장하는 탱크설비 21기를 건설한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는 에쓰오일 최대 주주인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가 개발해 상용화하는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 기술을 최초로 도입한다. 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로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생산 수율을 최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설비가 준공되면 연간 180만톤 규모 에틸렌과 75만톤 규모 프로필렌 등 기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에쓰오일은 이를 통해 석유화학 제품 생산 비중을 기존 12%에서 25%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방한 일정을 마치고 떠난 가운데 이를 계기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빈살만 왕세자는 사업비 5000억달러(약 670조원) 규모 초대형 신도시 사업인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에너지기업인 아람코가 사우디 성장 사업을 추진하며 샤힌 프로젝트와 유사한 규모의 약 10여개 프로젝트륿 발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사업을 필두로 3사는 중동 건설시장에서 입지를 다져 본격적인 해외 수주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 컨소시엄 관계자는 “향후 사우디에서 중장기적으로 발주가 예상되는 대형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에서도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함으로써 중동지역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를 해외 수주 확장의 교두보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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