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56년 만에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잉글랜드가 이란의 '늪축구'를 가볍게 뛰어넘고 힘찬 출발을 했다.

잉글랜드는 21일 밤 10시(한국시간)부터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이란과 B조 1차전에서 6-2 대승을 거뒀다. 19세 신성 주드 벨링엄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부카요 사카의 2골 등 화력이 폭발했다.

'축구 종가'를 자부하는 잉글랜드지만 정작 월드컵에서는 1966년 자국 개최 대회 외에는 우승한 적이 없다. 최근 A매치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던 잉글랜드지만 이날 첫 경기만 놓고 보면 우승후보로 꼽힐 만했다.

   
▲ 사진=FIFA 공식 SNS


끈끈한 수비가 장기인 이란은 주전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의 초반 부상으로 인한 교체 이후 골문이 헐거워지고 수비 조직력이 흐트러져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란이 A매치에서 6실점한 것은 1950년 5월 터키(튀르키예)에 1-6으로 패한 이후 무려 72년 만의 수모다.

경기 시작 10분도 안돼 이란에 큰 악재가 발생했다. 해리 케인의 크로스를 막는 과정에서 골키퍼 베이란반드가 동료 수비수 마지드 호세이니의 머리에 얼굴을 부딪히며 쓰러졌다. 코에서 피가 난 베이란반드는 한참을 누운 채 치료를 받았으나 뇌진탕 의심 증세로 전반 20분 호세인 호세이니로 교체됐다.

이란의 늪축구를 처음 허문 것이 잉글랜드의 2003년생 미드필더 벨링엄이었다. 루크 쇼가 좌측에서 올린 크로스를 벨링엄이 솟구쳐 헤더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벨링엄은 생애 첫 월드컵 첫 경기에서 A메치 데뷔골을 터뜨리며 전세계에 존재감을 알렸다. 호세이니 골키퍼는 손도 못 써보고 볼이 골문 구석 상단으로 날아가 꽂히는 것을 바라만 봤다.

잉글랜드가 리드를 잡자 공격은 더 날카로워졌고, 이란 수비는 흐트러졌다. 전반 43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21세 공격수 사카가 해리 매과이어의 헤더 패스를 강력한 왼발 슛으로 차넣었다.

베이란반드의 부상과 교체 과정에 많은 시간이 걸려 전반 추가시간이 무려 14분이나 주어진 가운데 잉글랜드의 추가골이 더해졌다. 해리 케인이 우측을 돌파해 수비가 따라붙기 전 한 박자 빠른 크로스를 보내자 라힘 스털링이 달려들며 발을 갖다대 골을 터뜨렸다. 잉글랜드는 3-0으로 여유있게 앞서며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서도 잉글랜드의 골 사냥이 계속됐다. 후반 17분 사카가 현란한 개인기로 이란 수비진을 헤집은 뒤 왼발슛으로 멀티골을 기록하며 4-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이란이 뒤늦게나마 반격했다. 후반 20분 알리 골리자데의 침투 패스를 받은 메디 타레미가 한 골을 만회했다.

잉글랜드는 후반 27분 마커스 래시포드, 후반 45분 잭 그릴리시가 골 행진을 벌이며 대승을 만들었다. 후반 추가시간도 10분이나 됐는데, 이란이 경기 종료 직전 잉글랜드 존 스톤스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타레미가 나서 골을 성공시켰지만 이미 승부는 결정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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