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미 커피, 빵류 가격 인상해... 추가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은 낮아”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최근 원윳값 인상으로 흰우유 및 유제품 가격의 도미노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정부가 업계와의 소통을 통해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 대형마트 우유 매대./사진=미디어펜DB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22일 ‘2022년 11월 축산물 수급동향’ 발표를 통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가축질병 발생으로 인한 축산물 생산비 상승 등에도 불구, 현재 축산물 수급상황은 대체로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축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올해 5월 돼지고기의 수요 증가, 재고 부족 영향으로 전년 대비 12.1%까지 상승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축산물 할당관세 추진 등 공급 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사료구매자금 지원, 도축수수료 지원 등 생산비 저감 대책, 축산물 할인행사 지원 등 5월 30일, 7월 8일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민생안정대책을 추진했다.

이에 축산물 소비자가격은 전반적으로 안정돼 10월 축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1.8%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우유의 경우, 원유 기본가격이 지난달 16일부터 리터당 49원 인상됐다. 여기에 생산자와 유업계의 가격조정 협상이 길어지면서 8월부터 조정된 가격을 적용하지 못한 상황을 감안해 올해 연말까지는 3원을 추가로 지급하게 되면서 가정과 카페 등에서 우윳값 부담이 높아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번 원유 기본가격 인상은 사료가격 상승 등에 따른 2020~2021년 2년간 생산비 증가분 52원보다 낮은 수준이며, 생산자-유업체 모두 흰우유 소비 감소 등 시장 상황과 엄중한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실 우유가격은 전 세계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국제 곡물 가격 등 생산비 상승의 영향이 그 원인이다. 미국의 원유가격은 9월 기준 전년 대비 33.3% 증가했으며, 유럽연합의 원유가격은 46.1% 상승했다. 4분기 기준 전년 대비 탈지분유 국제선물가격 상승률은 33.7%에 달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나라 우윳값이 전 세계에서도 매우 비싼 편에 속한다는 것이다. 2020년 기준  원유가격은 우리나라가 일본 다음인 세계 2위의 높은 가격을 자랑한다. 지난해 기준으로도 일본의 원유 가격은  1㎏당 1168원, 한국 1051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미국 477원, 유럽 456원, 뉴질랜드 408원 등 세계 주요국과 원유가격이 차이는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가격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은 흰 우유 1리터당 2442원으로 전 세계 8위다. 오히려 흰 우유가격은 일본이 2054원으로 우리나라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은 1456원, 미국은 984원이다. 

이번 원유가격 인상 이후 마시는 흰우유 소비자가격은 이달 17일부터 서울우유에서 리터당 180원 올린 리터당 2890원, 매일유업에서 900ml를 250원 올려 2860원, 남양유업에서 230원 올려 2880원을 받기로 해 흰우유 가격은 약 6.6%~9.6% 인상됐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원유가격 상승 외에도 물류비, 인건비 상승 등 제반비용 상승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전반적인 국내 경제 상황과 유제품 소비 위축 우려 등 경영 상황, 정부의 가격 인상 최소화 요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흰우유 가격 상승에 따라 우유가 사용되는 커피, 빵류 등의 연쇄적인 가격 인상 우려가 있으나, 올해 이미 커피, 빵류의 가격 인상이 있었던 점과 빵 등 제조 원가에서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우유 가격 상승으로 인한 추가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실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나 제과제빵 전문점의 가격 인상 동향을 파악했을 때도 우유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앞으로 유제품 업계와 소통을 통해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발표에 따르면 11월 현재 주요 축산물인 한우·돼지·계란·닭고기의 생산 및 공급 기반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다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가축질병 발생 상황, 국제 곡물 가격·환율 상승 등에 따른 사료 가격 동향 등은 수급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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