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브레이크 시스템 로드맵 소개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자동차 관련 솔루션 업체 콘티넨탈이 차량 안전에 직결되는 요소 중 하나인 제동 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전동화, 자율주행 등을 화두로 변화하는 완성차 업계 패러다임에 발맞춰 브레이크 시스템을 진화시켜 시장 입지를 확장할 방침이다.

   
▲ 윤성환 콘티넨탈코리아 이사가 완성차 업계의 주요 트렌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콘티넨탈의 한국지사인 콘티넨탈코리아는 2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미디어라운드테이블을 열고 내부 개발 중인 미래브레이크시스템(FBS)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 현장에는 콘티넨탈코리아의 윤성환 차량동적제어 이사, 류경호 차량동적제어 팀장 등 담당자가 참석해 FBS의 개발현황과 계획 등에 대해 발표했다.

콘티넨탈은 최근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자율주행, 디지털화, 지속가능성 등 4가지 트렌드가 안전 분야의 요구사항을 주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전동화 차량과 자율주행 기술에 대응해 첨단화한 구조와 성능을 갖춘 동시에 환경친화적인 브레이크 시스템을 개발하는 중이다.

콘티넨탈코리아는 "디지털화와 연결성, 전동화, 자율주행 기능 등이 발전함에 따라 브레이크 시스템도 더 광범위한 작업을 추가로 수행해야 한다"며 "콘티넨탈의 FBS는 미래의 브레이크로 향하는 광범위한 변화를 단계별로 달성하는 로드맵"이라고 설명했다.

콘티넨탈은 FBS를 0, 1, 2, 3 등 네 단계로 나눠 개발하고 있다. 이 중 지난 2016년 출시해 고객사에 공급해온 0단계 FBS는 브레이크-바이-와이어(BBW)를 기반으로 한 전기 유압식 브레이크 시스템이다. BBW는 브레이크 페달을 운전자가 밟았을 때 발생한 전자신호를 휠까지 전달해 제동력을 일으키는 제동 구조를 의미한다.

콘티넨탈의 0단계 FBS를 구성하는 BBW 제품 'MK C1'은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에 탑재된 회생제동 기능을 일으킬 때 일정한 강도의 반응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에 따라 운전자가 의도한대로 감속하는 정도를 조작할 수 있다.

콘티넨탈은 추가 모듈을 적용할 경우 자율주행 레벨 3단계가 적용된 차량에도 장착 가능하도록 MK C1을 설계했다. MK C1은 이와 함께 전자 제어가 불가능한 상태(고장)에 빠졌을 때 운전자가 비상 제동할 수 있도록 기존 기계 유압식 구조(유압 폴백 모드)를 함께 갖췄다.

콘티넨탈이 오는 2025~2026년 기간에 출시하려는 1단계 FBS는 유압 폴백 모드 없는 장치인 'MK C2'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회로기판과 프로세서 등을 2개씩 갖춤에 따라 브레이크 시스템이 전자 제어 불능 상태에 빠졌을 때 이중 구조로 이에 대처할 수 있는 특징을 갖췄다. 

다만 기계식 구조가 배제됐기 때문에 오히려 0단계 FBS보다 더 작고 가벼우며 비용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1단계 FBS는 이 같은 장점을 갖춤에 따라 여유로워진 차량 내부 구조를 활용해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차량 인테리어를 적용하도록 돕는다. 

콘티넨탈이 완전 자율주행차에도 1단계 FBS를 적용할 수 있는 이유다. 다만 1단계 FBS는 페달에서 전자 신호를 일으키더라도 제동력을 일으키는 구조는 앞뒤차축에서 모두 유압식으로 이뤄져 있다.

   
▲ 콘티넨탈의 미래 브레이크 시스템. /사진=콘티넨탈코리아 제공

콘티넨탈은 더욱 발전시킨 설계를 적용한 2단계 FBS도 2025~2026년 기간 내 선보일 예정이다. 2단계 FBS는 1단계 FBS와 달리 앞차축에만 유압식 제동구조를 적용했다. 뒤차축의 브레이크는 전자신호를 받아 유압 없이 제동력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경우 유압 구조에 필요한 브레이크 오일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 환경 친화적인 특성을 보인다. 이 뿐 아니라 후륜 브레이스 시스템에 회생제동 기능을 도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 후륜이 회생제동 기능으로 속력을 줄이는 방식이다.

콘티넨탈은 오는 2027~2030년 기간 안에 유압식 브레이크 시스템을 모두 배제한 3단계 FBS를 최종 목표로 두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4개 휠이 모두 전자 제어되는 브레이크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해당 브레이크 시스템은 휠마다 별도 제어 장치가 장착돼 중앙 고성능 컴퓨터 통제 아래 작동한다.

3단계 FBS의 또 다른 특징은 장치(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완전히 분리되는 점이다. 이에 따라 최근 신차에 적용되고 있는 원격제어(OTA) 시스템을 통해 브레이크 성능을 고객사 의도대로 개선할 수 있다. 이는 달리 말해 다양한 알고리즘을 갖춘 SW를 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콘티넨탈은 자동차를 보유한 고객이 SW를 내려받아 차량에 설치한 뒤 입맛대로 차량 성능이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수익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앱을 내려받아 이용하듯 자동차를 즐기는 장면을 그리는 중이다.

윤성환 이사는 "최근 제동사업부 뿐 아니라 전체 차량 분야에 관련된 개발업체들이 SW를 하나의 상품으로 판매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고객이 클라우드에 게재된 SW를 내려받아 차량에서 즐기는 방향으로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