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일본이 4년 전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조별리그에서 만난 독일을 꺾었다. 독일은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역전패를 당해 월드컵 무대에서 두 대회 연속 아시아 팀에 패하는 굴욕을 맛봤다.

일본은 23일 밤(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독일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 일본 도안 리츠가 동점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FIFA 공식 SNS


일본은 독일, 스페인, 코스타리카와 함께 E조에 편성됐다. E조는 '죽음의 조'로 불렸고, 일본은 1차전부터 '우승후보' 독일을 만나 고전이 예상됐다. 독일이 전반 선제골을 넣을 때만 해도 무난한 승리가 점쳐졌으나, 독일이 전반 일방적 우세 속 숱한 추가골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뻐아픈 역전패로 이어졌다.

독일은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0-2로 패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하더니, 이번에는 일본에 한 방을 맞아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졌다.

독일이 전반 내내 쉼없이 일본 골문을 두드리다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31분 페널티박스 안 좌측을 파고든 다비트 라움이 일본 골키퍼 곤다 슈이치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일카이 귄도안이 가볍게 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독일의 추가골은 없었다. 전반 추가시간 카이 하베르츠가 골을 넣었지만 오프사이드로 취소됐고, 후반 14분 귄도안의 회심의 슛은 우측 골대를 맞고 나갔다.

   
▲ 독일이 귄도안의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사진=FIFA 공식 SNS


일본은 한 골 뒤진 상황에서 버티기에 나섰고, 압박 수비와 슈이치 골키퍼의 연이은 선방으로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독일이 불안한 한 골 차 리드를 이어가며 초조해질 무렵, 일본이 연속 골을 터뜨리며 극적인 역전을 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선수들의 활약이 역전을 이끌었다.

후반 30분 미나미노 다쿠미가 좌측을 파고들며 때린 슛을 독일 노이어 골키퍼가 쳐냈다. 이 볼을 도안 리츠가 달려들며 재차 슈팅해 동점골을 뽑아냈다. 미나미노와 도안은 모두 교체 멤버였다.

이어 후반 38분에는 아사노 다쿠마가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멋진 터치로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찬스를 잡았고, 사각 지대에서 과감하게 강슛을 때린 볼이 노이어 골키퍼와 골대 사이로 빨려들어갔다. 아사노 역시 후반 교체 투입돼 역전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독일은 남은 시간 총력전을 전개했으나 일본의 조직적인 수비를 뚫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전날 C조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남미 강호 아르헨티나에 역시 2-1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이틀 연속 우승후보가 아시아팀에 당하는 이변이 연이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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