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이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비겼다.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해 귀중한 승점 1을 얻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절반 이상의 성공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밤(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28위로 우루과이(14위)보다 낮다. 월드컵에서만 두 번 만나 2패를 당하는 등 이전까지 상대 전적에서도 1승1무6패로 뒤지고 있었다.

   
▲ 마스크를 쓰고 출전한 손흥민(가운데)이 슛을 때리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비록 이기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이런 우루과이를 상대로 승점 1점을 따냄으로써 일단 조별리그 첫 고비는 잘 넘긴 셈이다. 한국이 16강 진출을 하려면 최소 승점 5점은 얻어야 한다는 분석인데, 2차전에서 가나(28일)를 상대로 승점 3점을 따내는데 총력을 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루과이는 압도적인 경기 내용을 보여주지는 못했으나 두 차례나 슛이 골대를 맞는 불운이 있었다.

한국은 황의조(올림피아코스)를 최전방에 두고 손흥민(토트넘)과 스피드가 좋은 나상호(FC서울)를 좌우 날개로 배치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는 이재성(마인츠)이 맡고 중원은 황인범(올림피아코스)과 정우영(알사드)이 지켰다. 포백 수비는 김진수(전북현대), 김민재(나폴리), 김영권(울산현대), 김문환(전북현대)으로 꾸렸고 골문은 김승규(알 샤뱝)가 지켰다.

우루과이는 루이스 수아레스(나시오날), 다르윈 누녜스(리버풀), 펠리스트리 파쿤도(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3톱으로 내세웠다. 손흥민의 토트넘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가 미드필더로 나섰다.

양 팀은 전반에 세계 부딪히지는 않았다. 신중하게 경기 운영을 한 편이었다. 마스크를 쓰고 나선 손흥민은 몸싸움 등에서는 다소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였으나 드리블이나 패스 감각, 경기 리더 역할은 여전했다. 전반 25분 좌측에서 볼을 잡아 수비 두 명을 제치고 감아찬 슛이 수비 머리에 막혔다.

한국에 아쉬운 상황은 전반 32분 황의조의 슛이었다. 김문환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뒤 문전으로 낮고 빠르게 크로스를 찔렀고, 황의조가 골문 앞 중앙에서 절호의 슛 기회를 맞았다. 오른발로 논스톱 슈팅한 볼이 그만 골대 위로 넘어가고 말았다. 조금만 낮게 깔아찼어도 골로 연결될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컸다.

우루과이로서는 전반 42분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고딘의 헤딩슛이 왼쪽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이 땅을 칠 장면이었다.

전반은 득점없이 끝났고 후반에도 두 팀은 팽팽히 맞섰다. 우루과이가 먼저 선수 교체를 했다. 후반 19분 수아레스를 에딘손 카바니(발렌시아)로 교체했다.

   
▲ 이강인이 후반 교체 투입되며 월드컵 데뷔 출전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벤투 감독도 후반 28분 승부수를 던졌다. 황의조, 이재성, 나상호를 한꺼번에 빼고 조규성(전북현대), 손준호(산둥 타이샨), 이강인(마요르카)을 교체 투입했다. 세 명 다 월드컵 데뷔전이었다.

한국은 교체 효과를 봤다. 조규성이 전방에서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벌이고, 이강인이 현란한 드리블과 패스로 우루과이 진영을 흔들며 주도권을 가져왔다. 하지만 우루과이가 적절한 파울로 한국의 공격 흐름을 차단했다.

후반 44분 우루과이가 다시 한 번 골대 때문에 울상을 지었다. 발베르데가 돌파해 들어가다 때린 강력한 중거리 슛이 골대를 강타하고 아웃됐다.

위기를 넘긴 한국은 1분 뒤 손흥민의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응수했으나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추가시간이 7분이나 주어졌다. 두 팀은 끝까지 한 골 싸움을 이어갔지만 끝내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뛴 한국 선수들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대부분 그라운드에 누울 정도였다. 투혼으로 얻어낸 승점 1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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