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시경 인턴기자] 웹툰 시장이 커지면서 작가의 처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tvN 드라마 ‘미생’과 현재 방영 중인 KBS2 드라마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웹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처럼 인기가 검증된 웹툰 작품이 연극·영화·드라마화 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 웹툰 작가로 데뷔할 기회를 제공하는 공모전이 늘고 있다. / 사진=네이버 웹툰 제공

웹툰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

매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등 웹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웹툰을 볼 수 있는 사이트도 늘고 있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와 같은 대형 포털 사이트는 물론이고 KT올레마켓, 레진코믹스, 티테일 등 다양한 사이트에서 웹툰을 볼 수 있다.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늘면서 웹툰 작가로 데뷔할 기회를 제공하는 공모전 역시 늘고 있다. ‘네이버 웹툰 수퍼 루키 공모전’, ‘대학만화 최강자전’, ‘미스터블루 웹툰 공모전’, ‘조디악코믹스 공모전’, ‘다음 온라인 만화 공모대전’, ‘레진코믹스 국제만화 공모전’ 등이다. 공모전에 입상하면 상금과 함께 웹툰을 연재할 기회를 얻는다.

정부도 웹툰 작가 육성을 위해 나섰다. 전국 250여 개 공공기관 등에 고가의 웹툰 창작 장비를 구비할 방침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전문가용 태블릿, 포토샵 등의 장비를 일괄적으로 구입해 각 기관에 장기 임대하는 형태로 지원한다. 10억여 원의 예산이 할당될 예정이다.

   
▲ 웹툰 '미생'의 작가 윤태호는 '미생'으로 인세 20억원을 벌어들였다. / 사진=SBS '힐링캠프' 방송 캡처

작가의 열악한 작업 환경

웹툰의 올해 시장 규모가 약 2950억 원으로 전망되면서 웹툰 작가들의 고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식 연재작가로 등재되면 원고료를 꾸준히 받을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에 따르면 인기 작가는 광고 수익을 더해 월 8000만원를 벌기도 한다. 꾸준히 인기작을 내며 경력을 쌓은 작가들은 대부분 월 300만원 전후를 벌어들인다.

반면 대다수의 비중을 차지하는 일반 작가들에게 시선을 돌리면 사정은 달라진다. 일부 인기 작가를 제외하면 한 달 수입이 최저임금을 조금 웃도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포털 사이트 측에서는 조회수·연재 분량·작가의 지명도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출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명확히 기준 제시를 놓고 작가와 업체 사이의 줄다리기가 계속된다.

갈등이 결국 문제로 터진 사건도 있다. 키위툰은 웹툰의 저작권·광고 수익 모두 회사의 몫이고 작가가 연재를 중단하면 무보수로 완결분까지의 원고를 제출해야 한다는 일명 ‘노예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나 결국 문을 닫았다. 티테일은 최근 원고료 미지급·게재권·불법계약 등의 문제가 불거져 대다수의 작품이 연재를 중단한 상태다.

   
▲ 유료 만화 플랫폼 레진코믹스는 코인을 충전해야 웹툰을 볼 수 있다. / 사진=레진코믹스 제공

‘웹툰=공짜’라는 인식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66.6%가 포털 사이트의 웹툰은 무료로 제공돼야 한다고 답했다. 대다수의 웹툰 작가가 열악한 환경에서 그리는 이유는 ‘웹툰은 공짜’라는 인식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웹툰을 무료로 볼 수 있게 하면서 이런 인식이 확산됐다.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할 때 웹툰에 대한 인식 때문에 판권료가 유료인 소설보다 저렴하게 책정되기도 한다.

웹툰만으로 돈을 벌 수 없으니 작가는 작품 외 돈벌이가 되는 것을 찾고, 이는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릴 위험이 크다. 2013년 유료 만화 플랫폼으로 등장한 레진코믹스는 이런 악순환을 끊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지난해 레진코믹스의 매출 103억원 중 63억원이 작가들에게 돌아갔다. 레진코믹스에는 월 1000만원 이상 버는 작가가 30~40명이며 신인에겐 ‘작품에 전념할 수 있는 수준’의 고정 고료가 지급된다.

웹툰 작가의 처우 문제는 점점 늘어나는 웹툰 작가 지망생들에게도 절실한 문제다. 웹툰 시장이 커지면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는 만화입시 전문학원이 성행하고 있다. 대학의 만화학과들도 웹툰 수업 비중을 높이고 웹툰 작가를 교수로 초빙하는 등 변화에 발맞추고 있다. 점점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웹툰 시장의 성장 속도에 인식이 따라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